승자독식제 없는 덕에..트럼프-바이든 상대방 텃밭서 1명씩 확보

정지섭 기자 2020. 11. 5. 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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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네브래스카서 1명, 트럼프는 메인에서 1명씩 얻어.

미 대선이 선거인단 1명 확보가 시급한 예측불허 접전으로 전개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화당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승자독식제를 채택하지 않는 상대방 텃밭에서 각각 1명씩 선거인단을 챙겼다.

4일(현지시간) 새벽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대통령이 워싱턴DC 백악관 연설에서 "우리가 이번 선거에서 이겼다"며 승리를 주장하고 있다. 조 바이든(왼쪽)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같은 날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승리로 가고 있다고 본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AFP 연합뉴스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는 네브래스카 2선거구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기면서 네브래스카 선거인단 5명 중 1명을 가져왔다. 바이든 후보는 55%(15만여표)를 획득해 트럼프 대통령(45%·12만여표)에 앞섰다. 나머지 4명의 선거인단은 트럼프 대통령에 돌아갔다.

네브래스카는 전통적인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성향이 강한 곳)로 분류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다른 주와 다른 방식으로 선거인단을 선발하는 까닭에 이 같은 결과가 가능했다.

대통령 선거인단을 뽑는 미국 내 50개주와 워싱턴 DC 가운데 네브래스카와 메인 두 곳은 승자독식제를 채택하지 않고 있다. 우선 최다 득표한 후보가 선거인단 2표를 획득하고, 나머지는 하원 선거구 각각에서 승리한 후보가 선거인단 1표씩을 가져가는 방식을 채택한다. 이 경우 특정 당 지지세가 강한 곳은 전체 판세와 상관없이 최소 한 표 확보가 가능하다.

이날 바이든이 선거인단 1명을 확보한 네브래스카 2선거구는 주 최대 도시 오마하가 있다. 대학교가 있어 젊은 층과 고학력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유색인종의 비율도 높아. 정치지형이 상대적으로 민주당에 유리하게 구성돼있는 곳이다. 이 때문에 2008년 대선에서도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표를 얻는데 성공했다.

비슷한 상황이 트럼프 진영에서도 전개됐다. 선거인단 4명이 걸려있는 메인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2선거구에 걸린 선거인단 1명을 가져갔다. 메인주가 속한 미 동북부 뉴잉글랜드 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다.

하지만 2선거구는 보수적인 유권자가 많은 농촌 지역이어서 상대적으로 공화당 정서에 가깝다. 이때문에 2016년 대선에서는 예상을 뒤엎고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이곳에서 승리하며 1명을 가져간 바 있다. 올해에도 메인주의 선거인단 3명은 바이든에게 가고 1명은 트럼프에게 배정됐다.

미국 대선은 유력 후보들이 자신의 텃밭을 지키면서 상대방 진영에 깃발을 꽂으며 백악관행 매직넘버(선거인단 270명)를 향해 진격하는 구조다. 트럼프와 바이든 모두 상대후보 강세지역에서 천금같은 1명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자기 진영에서 1명을 빼앗긴 상황이 됐기 때문에 승리로 인한 효과는 빛이 바래는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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