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시간까지 이기면 펜실베이니아 상관없이 '승리' [2020 미국의 선택]
플로리다는 개표 초반부터 혼전, 막판 트럼프 승기 잡아
[경향신문]
4일(현지시간) 미국 대선 투표 개표 과정은 치열했던 선거만큼이나 팽팽한 긴장의 연속이었다. 남부 경합주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초반 앞서는 것처럼 보였으나, 개표가 진행될수록 격차가 좁혀지고 뒤집히는 사례가 반복됐다. 여론조사에서 밀렸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개표 초반 주요 경합주에서 선전하는 양상이 펼쳐지면서 2016년처럼 다시 의외의 승리를 거두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가 개표 초반 밀리던 위스콘신주와 미시간주에서 잇따라 역전하면서 유리한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관측이 나오기 시작했다.
미국 대선에선 각 주에 배분된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0명을 확보해야 승리한다. 4일 오전 8시(한국시간 4일 오후 10시)까지 주요 언론사 및 정치분석매체 집계에선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선거인단이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다소 많았다. CNN은 바이든 후보와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선거인단을 224명 대 213명으로 집계했다. 폭스뉴스는 238명 대 213명, 뉴욕타임스는 227명 대 213명으로 판단했다. 정치분석매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는 225명 대 213명으로 집계했다.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16~18%에 달하는 90~100명이 아직 승부를 확정짓지 못한 ‘경합’ 상태다.
폭스뉴스는 바이든 후보가 남부 ‘선벨트’에 속한 애리조나(선거인단 11명)에서 승리가 확실시된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후보가 애리조나 승리를 확정하면 1996년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이후 처음 민주당 대선후보가 이곳에서 거둔 승리가 된다. 경합주 가운데 선거인단이 가장 많은 플로리다(29명)는 개표 초반 혼전이 벌어지다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확정했다. 뉴욕타임스는 마이애미 지역에 많이 거주하는 쿠바계 미국인 등 라틴계에서 나온 몰표가 탬파와 잭슨빌 등 바이든 후보 강세지역의 표를 압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남부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15명)와 전통적인 공화당 강세지역인 조지아(16명)는 개표율이 94%를 넘긴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각각 1.4%포인트, 2.2%포인트 앞서고 있다. 하지만 승부를 속단할 수 없다. 조지아는 바이든 후보 지지세가 강한 대도시 애틀랜타와 인근 교외지역 개표가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두 지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 ‘승리 확실’ 판정을 내리지 않고, 뉴욕타임스는 바이든 후보가 조지아에서 이길 확률이 64%라고 예측했다.
쇠락한 자동차·철강 산업지대를 뜻하는 ‘러스트벨트’ 경합주(미시간·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에서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 중반까지 선거인단 46명이 걸린 3개주에서 모두 뒤지는 모습이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꽤 앞섰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뒤지는 양상이 펼쳐진 것이다. 하지만 위스콘신(10명)에서 개표가 90%에 도달할 즈음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을 앞서 나갔다. 미시간(16명)에서도 90% 개표 시점에 바이든 후보가 역전했다. 펜실베이니아(64% 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12.7%포인트 앞섰지만 바이든 후보가 강세인 우편투표가 뭉텅이로 남아 있기 때문에 승부를 예단하기 힘들다.
개표 중후반 추세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보다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수 있는 ‘경우의 수’가 더 탄탄해 보인다. 바이든 후보가 확보한 것으로 집계된 최저치인 224명을 기준으로 삼으면 46명의 선거인단을 더 확보해야 한다. 바이든 후보는 지난 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네바다(6명)와 애리조나에서 승리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선거인단 중 일부를 하원 선거구 득표율에 따라 배분하는 메인과 네브래스카에서 2명을 추가로 확보하고 위스콘신과 미시간(16명)까지 이긴다면 271명을 확보하게 된다. 이 경우 펜실베이니아 결과를 기다리지 않아도 승리를 확정할 수 있다.
213명을 확보한 트럼프 대통령은 57명을 더 얻어야 승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를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여기에 러스트벨트 경합주 3곳 중에서 2곳 이상을 이겨야 승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위스콘신과 미시간을 뒤집은 추세를 굳힌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가능성은 낮아진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0 미국의 선택]‘우편투표 힘’ 믿는 바이든 “희망…끝까지 기다리겠다”
- [2020 미국의 선택]승률 높아진 바이든…미국, ‘트럼프 심판’ 택하나
- [2020 미국의 선택]‘개표 중단’ 언급한 트럼프 “사기극…대법원에 가겠다”
- [2020 미국의 선택]결국 ‘경합주 우편투표’가 당락 변수로
- [2020 미국의 선택]경합주 예측,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 김남국, ‘코인 의혹’ 제기한 장예찬 상대 손배소 일부 승소…“3000만원 배상”
- [단독]김용현 측근 “김용현, 수차례 전화서 ‘상원아’···포고령도 직접 안 썼을 것” 주장
- 민주당, ‘백골단 논란’ 김민전 제명안 검토…“어디 감히 민의 전당에…”
- 윤건영 “경호처 MZ경호관들 부글부글···위아래 온도 완전 달라”
- 지지율 하락 야당서 ‘강 대 강’ 신중론…“탄핵 절제하고 인내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