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심장병 환자, 방사선으로 희망 그리게 될까

조동찬 기자 2020. 11. 2.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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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규칙하게 뛰는 말기 심장병 환자 중에는 심장 이식 외에 다른 방법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환자에게 암 치료에 쓰이는 방사선으로 심장을 교정하는 새로운 임상 시험이 국내에서 시작됐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심장이 고르지 않게 빨리 뛰는 병을 30년 넘게 앓아온 김규환 씨.

부정맥 치료를 위한 약물 투여와 수술도 수차례 받았고 인공 박동기까지 몸 안에 심었지만 때때로 심정지 증세는 계속됐습니다.

[김규환(85세)/심장 부정맥 환자 : 심장이 너무 빨리 뛰어서 응급실에 실려오고 그랬어요.]

[차명진/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심장) 수술을 여러 번 받았기 때문에 카테터 수술이나 다른 수술적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증세가 악화돼 한 달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병원의 권유로 지난 7월 새 임상 시험에 참여했습니다.

병을 일으키는 심장 특정 부위에 방사선을 쬐는 것인데, 움직이지 않는 암세포와 달리 움직이는 심장의 정확한 부위에 방사선을 조사하는 것은 최첨단 기술이 필요합니다.

[장지현/서울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 이 분 같은 경우에는 흉터가 있어서 거기서 부정맥이 생기는 환자분이시고 따라서 심장의 흉터 부위를 저희가 CT 상에서 찾아서 거기(목표지점)를 그리게 됩니다.]

미국 연구에서는 말기 심장병 환자의 52%가 방사선 치료를 거쳐 2년 넘게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에서는 올해 처음 시도됐습니다.

[김규환/심장 부정맥 환자 : (받으시고 난 다음에는 어떠십니까?) 부정맥이 많이 없어졌어요.]

[차명진/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 : 표준치료가 아예 불가능한 환자들은 심장 이식을 대기하거나 또는 심장 기능이 나빠지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환자분들께 정말 좋은 소식일 수 있습니다.]

국내 임상 시험이 성공한다면 말기 심장병을 앓고 있는 한 해 수백 명의 심장 이식 대기자에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조동찬 기자dongcharn@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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