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산악인 앞에서도 '술술'..산 해설사로 나선 문재인 대통령

박진만 2020. 11. 1.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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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돌로 된 부분은 맨 초기인데 세종, 낙후한 시기에 근처에 있는 돌들을 이렇게 주워서 성벽을 쌓은 거예요. 그 뒤에 조금 큰 돌들은 그 뒤 숙종 시기에 성벽이 보강되면서 제대로..."

문 대통령은 정재숙 청장과 김영종 구청장의 간단한 개요 설명이 있은 뒤 탐방로 안내판 앞으로 직접 나가서 "제가 조금 보충을 해 드리겠다"라며 "그동안 개방이 되지 않았던 북악스카이웨이로부터 한양도성까지, 이쪽 면이 개방이 되지 않아 가지고 이것이 여기 안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이렇게 연결되는 이른바 한북정맥을 차단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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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북악산 북측면 둘레길 52년 만에 개방 앞두고
지난달 31일 점검차 산행에서 산악 지식 뽐내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31일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의 성벽 외측 탐방로를 걷고 있다. 1968년 김신조 사건(1·21 사태) 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온 북악산 북측 탐방로는 둘레길로 조성돼 다음 날인 1일부터 일반에 개방된다. 이날 산행은 부암동 주민과 산악인 엄홍길 대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김도균 수도방위사령관 등과 함께 했다. 연합뉴스

"이 작은 돌로 된 부분은 맨 초기인데 세종, 낙후한 시기에 근처에 있는 돌들을 이렇게 주워서 성벽을 쌓은 거예요. 그 뒤에 조금 큰 돌들은 그 뒤 숙종 시기에 성벽이 보강되면서 제대로..."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KTV국민방송'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문재인 대통령은 서울 북악산 한양도성 외벽 앞에서 발길을 멈췄다. 북악산 북측면 둘레길 개방을 하루 앞두고 최종 점검 차원에서 이뤄진 산행이었다.

산악인 엄홍길씨, 배우 이시영씨, 정재숙 문화재청장, 박종호 산림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부암동 토박이 주민들과 함께한 자리였다. 문 대통령은 시대마다 달랐던 축조 기술의 차이를 한 눈에 엿볼 수 있다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형제봉까지 쭉 연결돼"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31일 52년 만에 개방을 앞둔 청와대 뒷편 북악산 북측 탐방로를 산행하기 전 정재숙 문화재청장으로부터 개방 후 관리계획 등에 대한 보고를 듣고 있다. 1968년 김신조 사건(1·21 사태) 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온 북악산 북측 탐방로는 둘레길로 조성돼 다음날인 1일부터 일반에 개방된다. 이날 산행은 부암동 주민과 산악인 엄홍길 대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김도균 수도방위사령관 등과 함께 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군 관리병에게 열쇠를 건네받은 열쇠로 직접 북악산 출입문을 연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산행에 앞서 직접 이번 개방의 의미를 동행자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재숙 청장과 김영종 구청장의 간단한 개요 설명이 있은 뒤 탐방로 안내판 앞으로 직접 나가서 "제가 조금 보충을 해 드리겠다"라며 "그동안 개방이 되지 않았던 북악스카이웨이로부터 한양도성까지, 이쪽 면이 개방이 되지 않아 가지고 이것이 여기 안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 이렇게 연결되는 이른바 한북정맥을 차단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이쪽 부분이 개방됨으로써 누구나 안산으로부터 인왕산, 북악산, 북한산의 형제봉까지 이렇게 쭉 연결될 수 있게 되었다"라며 "그리고 이미 개설되어 있던 북쪽 부분의 아래쪽 부분의 등산로하고도 연결이 돼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정재숙 청장이 "한양도성은 사적 10호고, 저희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하려고 거의 10년에 걸쳐서 노력을 하고 있다"라며 "그럴려면 탁월한, 보편적 가치가 충족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곳(한북정맥)이 막혀 있어서 보편적이라는, 시민들이나 국민들과의 소통의 문제가 조금 있었다"라며 "아주 중요한 걸림돌이었는데, 이번에 이 길이 열림으로써 앞으로 유네스코 등재에도 밝은 빛이 비추고 있다"라고 반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시민들이 접근할 수 없었던 것이 큰 장애 사유였냐"라고 묻자 정 청장은 "지금 현재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요인인데, 그동안 막혀 있었던 것이 해소가 돼 기운이 난다"라고 말했다.


文 대통령 "우리나라 사람들 정말 산을 좋아해"

문재인 대통령이 10월 31일 청와대 뒤편 북악산 북측 탐방로를 산행 중 곡장전망대에서 북한산을 바라보며 대화하고 있다. 1968년 김신조 사건(1·21 사태) 후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돼온 북악산 북측 탐방로는 둘레길로 조성돼 다음 날인 1일부터 일반에 개방된다. 이날 산행은 부암동 주민과 산악인 엄홍길 대장, 정재숙 문화재청장, 김영종 종로구청장, 김도균 수도방위사령관 등과 함께 했다. 왕태석 선임기자

북악산 남측면과 서울시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곡장 전망대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참여정부 때, 그 때까지만 해도 1인당 1,600원 입장료 있었는데, 국립공원 입장료를 폐지했더니 그 해에 연간 북한산 탐방객 수가 1,000만 명을 넘어섰다"라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정말 산을 좋아한다"라며 "산을 좋아하는 만큼, 사람들이 많이 오면 올수록 역시 화재 위험 있는 것"이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히말라야 트레킹도 수 차례 다녀올 만큼 소문난 등산 애호가로 알려져 있다. 북악산 개방은 2017년 문 대통령이 대통령선거 후보 당시 '북악산, 인왕산을 전면 개방해 시민들에게 돌려드리겠다'라고 공약한 부분이다. 청와대 뒤편에 자리한 이 길은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52년 동안 출입이 제한돼왔다. 문 대통령은 "2022년 상반기에는 북악산 남측 면도 개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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