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약자]⑧ 코로나19 피해..이주노동자에 더 가혹
[KBS 부산]
[앵커]
코로나19는 한국에 와서 사는 이주민들에게 더욱 가혹합니다.
국내 노동자보다 먼저 해고되고 정부의 재난지원책도 받지 못했는데요.
차별로 인한 심적 고통도 더해지고 있습니다.
공웅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학원과 사회복지관 영어강사로 일하는 이 해외 이주민은 최근 수입이 거의 없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학원은 석 달간 문을 닫았고 사회복지관 강의는 아예 없어졌습니다.
외국인이라 재난지원금도 못 받았습니다.
[백 마리아 체리/필리핀 출신 학원 강사 : "제 남편은 가족을 위해 너무 힘들게 일하지만 저는 남편을 어떻게 도울 수가 없었어요. 전 아이들을 먹이고 학원도 보내야만 합니다."]
한국어로 전송되는 재난문자는 오히려 불안감을 더 키웁니다.
마스크 파동 땐 마스크 구매방법을 몰라 힘들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주민을 바라보는 차가운 시선이 심해졌습니다.
[마리플러 아미/필리핀 출신 이주민 : "외국인들이 다른 식당이나 목욕탕이나 마사지가게 (못 가요) 외국인들이 같이 (지하철에서) 얘기하면 다른 한국 사람들이 눈으로 (노려)보고 있어요."]
부산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민은 모두 2만2천 명 정도.
코로나19 이후 삶이 더 팍팍해졌습니다.
한 이주민 단체가 부산에 사는 이주민 33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 가까이 휴업, 폐업 등으로 소득이 감소했고 38%는 장보기와 대중교통 이용 등 일상생활이 불편해졌다고 답했습니다.
의료기관 이용이나 재난지원책에 차별받는다는 답도 1/4이 넘었습니다.
[정지숙/이주민과 함께/상임이사 : "사회의 약한 고리부터 끊어졌다 이런 얘기들을 많이 하잖아요. 원래 불평등 했는데 그것이 위기상황을 만나니까 더 불평등해진 것. 이런 점들을 짚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차별하지 않고 보통 이웃으로 대해주는 것.
코로나19를 힘겹게 함께 겪는 이주민들이 바라는 전부입니다.
KBS 뉴스 공웅조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그래픽:김소연
공웅조 기자 (sal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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