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두 가족' 내홍..외자 유치 실적 '부진'

노준철 2020. 10. 30.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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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부산]
[앵커]

국무조정실로부터 이례적으로 감사를 받은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은 조직 자체가 좀 특이합니다.

부산과 경남, 그야말로 '한 지붕 두 가족' 체계인데요.

조직 개편 과정에서 심각한 내홍을 겪었는데, 이렇다보니 외자 유치 실적도 부진합니다.

노준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6월 말, 하승철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이 특정 개발업체 관계자와 골프를 쳤다는 소문이 퍼지자, 하 청장은 해명 대신 '청장 음해사건 조사팀'을 꾸려 진상 파악 지시를 내렸습니다.

조사팀의 1대1 대면 조사 뒤, 일부 직원이 파견 연장 대신, 원래 소속 기관으로 발령 났습니다.

청장 관련 의혹은 자취를 감췄지만 직원 간 불신은 커졌습니다.

이런 내홍의 시작은 하 청장이 지난해 11월에 단행한 조직 개편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부산본부와 경남본부, '한 지붕 두 가족' 형태였던 조직을 '행정본부'와 '투자유치본부'로 개편했습니다.

경계를 허물어 시너지 효과를 내겠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곳곳에서 문제가 터져 나왔습니다.

경남 직원은 부산 현장을, 부산 직원은 경남 현장을 관리하다 보니, 업무 미숙에 갈등도 잇따랐습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A 간부 : "제일 큰 문제점은 중간 관리자들의 권한과 책임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부하 직원들이) 거의 항명에 가까운 발언을 쏟아내는 일이 있었는데 이런 조직은 처음 봤습니다. 누가 오더라도 이 조직은 통솔하기 어렵겠구나, 이 구조 상에서는."]

이에 대해 하 청장은 어떤 조직 체계든 장,단점이 있다며 조직 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승철/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 : "이것이 과연 근본적으로,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저는 동의할 수가 없다는. 과제도 많이 있습니다. 어쨌든 불편함을 많이 느낀다는데…."]

이러는 사이, 굵직한 외자 유치가 무산됐고 실적 쌓기도 어려웠습니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의 외국인 투자 전체 비중은 2위지만, 비슷한 시기에 출범한 인천과의 격차는 5배 차이로, 벌어졌습니다.

불편한 동거로 극심한 내홍중인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

조직 신뢰는 물론, 투자 유치 실적 회복을 위해서라도 극약 처방이 절실합니다.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

노준철 기자 (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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