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솜 "등산 좋아해, 고민 잊게 되더라고요" [인터뷰]
[스포츠경향]

배우 이솜에겐 새로운 활력소가 생겼다. 코로나19로 잔뜩 움츠러들만 했지만 산을 오르며 고민과 불안감을 떨쳐버린단다. 특히 30대에 접어들고 인간관계에 대한 물음표가 많아지면서 산 공기를 마시는 걸 더 좋아하게 됐다는 그다.
“인간적으로 조금 더 어른스러워지고 싶고 사람으로서도 나아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해요. 주변과 어울리거나 관계성에 유연해지고 싶고요. 요새 등산을 자주 하는데 그런 생각들을 하곤 해요. 매년 한라산을 오르고 북한산, 우면산 등 자주 오르는데 갖가지 생각도 정리되고 정말 좋더라고요. 이번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을 끝내고도 작품이 없어서 한참 쉬었는데, ‘어떻게 살아가야하지?’란 고민들도 산에 오르면 싹 잊어버리더라고요.”
이솜은 최근 ‘스포츠경향’과 만나 신작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내놓는 기쁜 마음과 고아성, 박혜수 등 동생들을 이끄는 언니로서 책임감, 1995년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 등을 공개했다.

■“1990년대 유행한 갈매기 눈썹 위해 제 눈썹 다 뽑았어요”
그는 극 중 ‘걸크러시’ 매력을 자랑하는 고졸 사원 정유나 역을 맡았다. 큰 키와 화려한 패션, 시원한 화법이 특징이 눈에 띄는 인물이다.
“실제론 ‘유나’처럼 할 말을 다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유나’만큼 아는 것도 없고, 아는 척도 못 하고요. 그럼에도 주변에서는 ‘넌 할 말은 하는 편’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는 생각보다 안 한다고 생각하는데, 하하.”
시대적 느낌을 더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도 기울였다.
“1990년대 화장기법이 갈매기 눈썹이잖아요. 실제로 눈썹을 뽑았고 눈썹뼈 부분은 살려서 윤곽을 돋보이게 했어요. 당시 블루블랙 머리스타일이 유행이었다고 해서 꼭 염색하고 싶다고 했죠. 그런데 블루블랙은 물이 잘 빠져서 촬영하는 동안 서너 번 정도 더 물들였어요.”

엄마의 사진을 보면서 연구하기도 했다고.
“살가운 딸이 아니라 부끄러워서 말 못 했지만, 옛날 앨범을 보니 당시 엄마가 정말 멋쟁이였더라고요. ‘유나’에게 우리 엄마를 담으면 좋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참고한 부분도 있죠.”
호흡을 맞춘 고아성, 박혜수가 또래들이라 편했다고 회상했다.
“고아성은 전부터 같이 작업해보고 싶었어요. 전 작품을 모두 다 찾아볼 정도로 좋아하는 배우였거든요. 촬영 전에는 굉장히 어른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만나보니 사랑스러운 친구였어요. 소녀같기도 했고요. 박혜수는 영화 ‘스윙키즈’에서 인상 깊게 봤는데, 함께하게 돼 기뻤어요. 현장에서도 가장 어른스럽고 주변을 잘 챙기더라고요. 의지가 많이 됐어요.”
셋 중 가장 언니라서 이끌어야한다는 부담을 갖기도 했단다.
“어떻게 하면 동생들을 편안하게 대해줄까 싶었어요. 하지만 작품 안에서 친구들로 설정되서 그런지, 실제로도 작업하는 동료로서, 친구처럼 지내게 되더라고요. 워낙 두 친구가 성격이 좋고 마음을 많이 열어줘서 편하게 대했어요.”

■“모델 신인 시절로 돌아간다면, ‘사람에게 많은 기대하지 마’라고 말할래요”
지난 2008년 케이블채널 엠넷 모델 선발프로그램 ‘체크 잇 걸’ 최종우승자로 선정되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20대엔 일만 하고 살았나봐요. 아무 생각없이 놀아본 적이 없는 것 같아요. 사람 관계에 대해선 고민을 많이 했던 시기기도 했고요. 지금 성격과는 아예 다른 사람이었다고나 할까. 표현을 잘 못하고 사람 사이를 즐기질 못했어요. 그렇다고 제 20대를 후회하진 않아요. 일을 정말 좋아했고 열정적이었으니까요.”
30대에 접어드니 이젠 여유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만약 ‘그 시절 이솜’을 만난다면 어떤 말을 건네고 싶을까.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저에게 말해주고 싶어요. 지금 아끼고 좋아하는 사람일 수록 거리감이 중요하다고요. ‘그걸 잘 유지하렴’이라고 말해줄래요. 그리고 사람에게 실망하지 않으려면 기대하지 않는 게 좋으니, 너무 많은 기대는 하지 말라고도 하고 싶네요. 실제 경험담이냐고요? 아, 제가 봤던 책에서 중요하다고 나오더라고요. 하하.”
마지막으로 배우로서 계획도 물었다. ‘이솜’이란 배우를 어떤 기억으로 남기고 싶냐고 물으니 ‘우문현답’이 돌아왔다.
“어떤 식으로든 절 기억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감사할 것 같은데요. 오히려 전 어떤 배우로 남고싶다기 보다는, 제가 배우로서 만족할 때까지 연기하고 싶어요. 연기를 계속 하면서 초반보다 책임감도 생기고 잘하고 싶은 욕심이 커졌거든요. ‘이솜이 이런 캐릭터도 했어?’라는 반응이 너무 재밌어서, 그런 평도 듣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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