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내년부터 초·중·고 인성교육 정규교육과정에서 가르친다

이연희 2020. 10. 29.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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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 확정..일회성 벗어나 정규교육
인권·환경교육에 정보윤리·동물보호 교육도..학생 자치권 강화
2021년 정보윤리교육 프로그램 보급키로..의무 연수시간 줄어
"인성교육-민주시민교육 배타적 개념 아냐..상호 보완해 추진"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으로 초·중·고교 개학이 연기되고 있는 30일 원격교육시범학교로 지정된 서울 동대문구 휘봉고등학교에서 교사가 학생들과 온라인 쌍방향 수업을 하고 있다. 2020.03.30. photocdj@newsis.com

[세종=뉴시스]이연희 기자 = 교육부가 최근 인성교육을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하는 내용의 제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이하 2차 종합계획)을 확정했다. 각종 체험이나 예절교육 등 비교과 일회성 행사나 프로젝트 중심으로 꾸려왔던 인성교육을 2021년부터는 수업과 창의적체험활동 등 정규 교육과정 안에서 가르치는 것이 골자다.

이를 통해 인권·환경 분야에 대한 수업은 물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학교 내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심각해지고 있는 사이버 폭력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정보윤리 교육도 강화키로 했다. 동물보호교육 역시 진행된다.

29일 교육부에 따르면 2차 종합계획(2021~2025)에는 차기 2022년도 교육과정 개정 시 교과 내에서 인성교육 성취기준과 내용 요소를 체계화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2015 교육과정에도 범교과 일부로 인성교육을 담고 있지만 보다 학생 발달단계와 사회 변화를 고려해 도덕, 사회, 기술·가정 등 관련 교과에서도 인성교육이 안착할 수 있도록 내실화를 기하겠다는 뜻이다.

차기 교육과정이 개편되기 전 각 학교는 2015 교육과정 범위 내에서 비대면 환경에 알맞는 인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이번 종합계획은 1차 종합계획이 올해 마무리됨에 따라 마련됐다. 교육부장관은 인성교육진흥법에 따라 5년마다 인성교육종합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교육부 신두철 민주시민교육과장은 "아직 2022 교육과정 개정 방향과 내용을 논하긴 이른 시점"이라면서도 "가능한 정규교육과정 안에서 인성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논의·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부는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늘어나면서 사이버폭력 우려가 커지자 2021년 원격수업을 위한 정보윤리 교육 프로그램을 보급한다. 인성교육 프로그램 지도(가칭) 가이드라인도 개발해 현장에 배포할 예정이다.

학교와 기관, 비영리법인 등이 개발한 각 프로그램 인증제도 개선한다. 정부는 2021년 인성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프로그램 인증제 등 관련 사업예산으로 4억1000만원을 편성한 상태다.

교원들이 예비교원 단계부터 인성교육을 제대로 지도할 수 있도록 교대와 사범대 등 교원양성기관이 인성교육 과목을 필수적으로 개설해 운영하도록 했다.

[세종=뉴시스]교육부가 최근 제2차 인성교육 종합계획(2021~2025)을 확정했다. 정규교육과정 내 인성교육을 내실화하고 원격수업이 늘어남에 따라 정보윤리교육을 강화한다. 동물보호 교육도 새로 추가됐다. (자료=교육부 제공) 2020.10.28. photo@newsis.com

이밖에 ▲체육 ▲예술 ▲인문소양 ▲미디어 리터러시 ▲학교폭력 예방 ▲준법의식 ▲환경교육 ▲산림교육 ▲지역사회 참여 등 세부 분야별 교육은 관계부처와 협력해 활성화한다.

눈에 띄는 것은 2021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와 생명의 소중함을 가르치는 동물보호교육을 도입한다는 내용이다. 동물 존중 인식을 높이기 위해 연령별 맞춤형 동물보호 교육영샹을 제작하고 활동 중심의 자료를 보급한다.

인성교육 친화적 학교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학교 자치 민주화도 독려한다. 학내 주요 의사결정 사항을 논의하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고 학생회 예산도 스스로 편성하도록 법제화한다. 학부모회 설치 관련 법·제도적 기반도 마련한다.

그러나 학교와 교원의 인성교육 관련 의무사항은 완화했다. 학교는 인성에 관한 교육계획을 별도로 세우지 않고 학교 교육계획에 포함해 수립할 수 있다. 교원들은 매년 4시간 이상 인성교육 관련 연수를 이수해야 했으나 앞으로는 기준을 '1시간 이상'으로 줄인다.

이번 종합계획에는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상호보완적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이 명시됐다. 현장에서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과의 교육 목표와 가치, 역량 등 내용이 중첩되거나 정치성향에 따라 서로 배타적인 교육이라고 보는 의견이 있어 이를 정리하기 위해서다.

현행법령에 인성교육은 '자신의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공동체·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교육'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민주시민교육의 경우 지난 2018년 수립된 종합계획에서 '비판적 사고력을 가진 주체적인 시민이 민주주의 가치를 존중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민주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강화하는 교육'이라고 되어 있다.

교육부는 책임, 존중, 배려, 소통 등 공통된 역량을 길러낸다는 점은 일맥상통하기 때문에 인성교육 활동이 동시에 민주시민교육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향후에도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 간 접점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신 과장은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이 중복된다거나 아예 배타적인 개념이라고 보는 오해도 있었다"며 "이번 계획에서는 인성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상호보완적으로 추진한다는 관계성을 명시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dyh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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