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량 늘려야 하는데.." 연쇄파업 조짐에 완성차 업계 긴장감↑

조재현 기자 2020. 10. 29.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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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GM)에 이어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중노위가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르노삼성 측은 노조 집행부 선거가 끝나는 대로 교섭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강성 기조의 집행부가 구성되면 파업을 결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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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노조 "시간 얼마 없다..29일 쟁대위 전까지 결단" 요구
기아차, 노조 중노위에 쟁의 조정 신청하며 파업 수순 돌입
사진은 기아자동차 소하리공장의 모습. (뉴스1 DB) /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조재현 기자 = 한국지엠(GM)에 이어 기아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노조가 파업 절차를 밟고 있다. 노사가 협력해 수출 차질을 만회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에도 연쇄 파업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국내 완성차 업계 긴장감이 높아지는 모양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 노조는 지난 26일 임시대의원회의를 열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지난 22일 진행한 9차 본교섭에서 별다른 진척이 없자 파업 수순에 돌입한 것이다.

노조는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 공장의 사내 유치를 통한 조합원의 고용 안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잔업 보장과 노동이사제 도입, 통상임금 범위 확대, 정년 연장 등도 요구하고 있다.

3분기 실적에 1조원이 넘는 품질 비용을 반영한 사측의 결정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는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타2 엔진 관련 충당금 등 품질 비용 반영으로 3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다"며 "품질 문제를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경영진의 무책임한 행위를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노위가 노사 간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기아차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노조의 쟁의조정 신청은 향후 본교섭에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한국GM의 노사 갈등은 극에 달하고 있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27일 열린 20차 교섭에서 "협의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카허 카젬 사장을 향해 노조 요구안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와 결단을 요구했다.

지난해 9월 한국GM 노조가 전면 파업에 돌입했을 당시 부평공장 내 모습. (뉴스1 DB) /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29일 오후 차기 중앙쟁의대책위원회가 열리기 전까지 "심사숙고하라"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린 것이다. 노조는 "앞서 집행부 취임식을 통해 사측에 변화하자고 제안했음에도 사측은 여전히 구태를 반복하고 있고, 노조의 인내는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사측에 이어 한국GM 협력사 모임인 협신회까지 나서 노조의 잔업·특근 거부 결정에 유감을 표하며, 조속한 임단협 타결을 촉구하고 있으나 노조는 "사측의 제시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사측은 노조에 성과급 추가 지급과 1억900만달러(약 2150억원) 상당의 부평1공장 신규 투자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부평2공장에서 생산 중인 차종의 생산 기간도 연장하겠다고 했다. 노조에 제시한 2년 치 협상안에 대해서도 "양보나 희생의 의미가 아니며, 미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국GM의 올 1~9월 생산량은 26만217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다.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한 상반기만 놓고보면 생산량은 지난해 대비 30% 이상 줄었다.

협신회는 "남은 기간 생산을 극대화하고 지금까지의 손실을 일부 복구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완성차 생산라인이 중단되는 것만큼은 제발 막아달라"며 "모든 지혜를 모아 이른 시일 내에 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고 호소했다.

쟁의권을 확보한 르노삼성 노조는 내달 초 집행부 교체를 앞두고 협상이 중단됐다. 르노삼성 측은 노조 집행부 선거가 끝나는 대로 교섭에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지만, 강성 기조의 집행부가 구성되면 파업을 결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속적인 노사 갈등은 완성차 업계의 부담"이라며 "하반기 들어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 자동차 판매가 회복되고 있어 그동안의 생산 차질을 만회하기 위한 생산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cho8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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