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7천만 뷰 기록한 '이날치 열풍'..세계 매료시킨 '조선의 힙합'
[앵커]
이날치, 조선 후기 판소리 명창입니다.
본명은 이경숙이지만, 날쌔게 줄을 잘 탄다는 의미에서 날치라는 예명이 붙었습니다.
상민과 양반, 모두에게 두루 사랑받은 서편제의 대표 소리꾼으로, 흥선대원군의 부름을 받아 어전에서 소리판을 열기도 했습니다.
얼굴도 목소리도 전해지진 않지만 그가 새타령을 부르면 실제 새가 날아들었다는 말까지 전해지는데요.
조선시대 이날치의 재기 넘치는 멋과 흥을 되살린 <이날치 밴드> '조선의 힙합' 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면서 세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습니다.
이날치 밴드가 등장하는 한국관광공사의 홍보영상은 조회수가 2억 7천만을 넘어서 해외에서도 인기몰이 중입니다.
정연욱 기자가 이날치 밴드를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반복되는 가사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 홍대 앞 클럽에 어울릴 법한 분위기지만, 가사를 들어보면 엉뚱하게도 판소리 '수궁가'의 한 장면입니다.
["몸은 얼숭덜숭, 꼬리는 잔뜩. 범 내려온다."]
별주부가 호랑이를 만난 순간을 묘사한 이 노래, 한국관광공사 홍보영상에 등장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고, 유튜브 조회 수만 2천9백만, 이날치가 등장하는 다른 영상들까지 합하면 2억7천만을 넘었습니다.
[신유진/보컬/1847 : "한번 들어보니까 노래가 평소에 듣던 노래와는 다르게 판소리가 나오네 이렇게 되는데. 그게 호기심을 자극해서 가사에도 더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베이스 2명과 드럼 1명, 그리고 정통 국악을 전공한 소리꾼 4명의 조합으로, 2018년 밴드 결성 이후 국악도, 힙합도, 디스코도 아닌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권송희/보컬 : "소리꾼들끼리 놀기도 하면서 관객들하고 놀고 이런 경험이 쉽지 않잖아요. 너무 새롭고 관객들과 만나는 계층도 다양해지고."]
국악계의 불편한 시선도 없지 않지만, 음악은 무엇보다 일상에 녹아들어야 한다는 믿음으로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해 왔습니다.
[안이호/보컬 : "역사가 만들어준 가치라는 것이 주는 압박이랄까요. 그 무게감은 사실 일상에 스며들기는 힘들잖아요. 그 가치에 스스로 짓눌려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소통의 뿌리는 여전히 우리의 전통음악이라는 고집, 옛것을 익혀서 새것을 추구한다는 오랜 가르침을 새롭고 독특한 음악으로 몸소 구현하고 있습니다.
[장영규/베이스 : "존재하지도 않는 음악을 갖고 껍데기만 갖고 얘기한다는 것이 있을 수 없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김종우 강승혁/영상편집:김형기
정연욱 기자 (donke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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