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택배 기사 파업 결의.."을 중의 을, 더 못 참겠다"

롯데택배 기사 250여명 전국 총파업 결의 대회
"수수료 삭감돼 배송량 늘리고, 과로사로 연결"
"배송수수료 150원 깎으면 한달에 75만원 줄어"
"죽도록 일하면 사람 죽는다..이제 사람이 되자"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열린 롯데택배 전국 파업출정식에서 행진하고 있다. 2020.10.27. radiohead@newsis.com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롯데택배 기사 일부가 전국에서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택배기사들은 원청인 롯데글로벌로지스가 대리점에 지급하던 지원금을 줄이면서 임금이 줄어들었다며 원상회복을 요구했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택배연대노조)은 27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롯데택배 전국 파업출정식을 열었다.

택배연대노조에 따르면 이번 파업에는 전국 롯데택배 기사 약 250여명이 참여했다. 롯데택배 전체 기사는 약 1만여명으로 추산된다. 파업 참여인원은 약 2.5%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연대노조는 "롯데택배는 코로나19로 엄청난 영업이익을 내고 있음에도 택배노동자의 배송수수료는 몇 년간 지속적으로 삭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택배노동자는 수수료 삭감에 따라 배송물량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이고, 이것은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장시간 노동으로 인한 택배노동자 과로사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의 직접적인 모습"이라고 밝혔다.

택배연대노조는 "서울 송파의 경우 배송수수료가 2017년 968원에서 2020년 825원으로 삭감됐다"며 "지방도 마찬가지다. 롯데택배 노동자의 배송수수료 삭감은 전국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했다.

진경호 택배연대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배송수수료 약 150원을 깎으면 한 달 5000개 배송을 기준으로 약 75만원이 깎인다"며 "더는 못 참겠다고 우리 들고 일어났다"고 밝혔다.

롯데글로벌로지스 관계자는 "노동조합에서 배송수수료로 통칭해서 부르시고 계시는데, 기본 배송수수료가 삭감된 것은 아니다"며 "대리점에 지원하던 지원금 금액 일부를 인하했고, 이를 배송수수료로 통칭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이윤청 기자 = 롯데택배 전국 파업출정식이 열린 27일 서울 송파구 서울복합물류센터에 롯데택배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2020.10.27. radiohead@newsis.com

박석운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공동대표는 "택배 기사는 을 중의 을이다"며 "대리점 소장과 기사가 충돌하게 만드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유성욱 택배연대노조 사무처장은 "아침 6시에 일어나서 어제 피로가 가시기 전에 눈 뜨기도 힘든데 터미널 가서 하루를 시작한다"며 "저녁 10시, 11시에 집에 들어가면 내가 살기 위해 일하는 것인지, 일하기 위해 태어난 것인지 안타까운 마음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이대로는 못 살겠다"고 했다.

원영부 택배연대노조 부위원장도 "매일 새벽 3~4시에 일어나는 택배 노동자가 사람인가"라며 "이제부터 우리 사람이 되자. 새벽 3~4시까지 일하지 말자. 죽도록 일하면 사람이 죽는다"고 호소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삭감된 수수료 원상회복 ▲상하차비 폐지 ▲분류작업 전면 개선 ▲고용보장과 일방적 구조조정 중단 ▲페널티 제도 폐지 ▲노동조합 활동 보장 등을 6대 요구안으로 제시했다.

이날 서울복합물류센터에서 진행된 파업 출정식에는 약 100명이 참석했다. 택배연대노조는 울산, 광주, 거제 등 지방에서도 롯데택배 기사들이 총파업 결의식을 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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