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천에 나타난 진객 연어, "하루 사이 무슨 일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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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대표적 도심 하천인 온천천에서 발견된 연어가 하루 사이 꼬리 부분 속살이 허옇게 드러나는 등 심하게 상처를 입은 모습을 보여 연어의 습성과 관련,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낮 12시쯤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천 상류에서 목격된 연어는 자세히 봐야 꼬리 부분이 약간 벗겨진 상태로, 비교적 온전한 형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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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전 잉어류와 유영하던 활발한 모습도 '무뎌져'
수컷 죽어 수천km 바다 건넜지만 번식 물거품?
낙동강 등 방류 치어가 온천천으로? 시민단체 갸우뚱
부산의 대표적 도심 하천인 온천천에서 발견된 연어가 하루 사이 꼬리 부분 속살이 허옇게 드러나는 등 심하게 상처를 입은 모습을 보여 연어의 습성과 관련,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4일 낮 12시쯤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천 상류에서 목격된 연어는 자세히 봐야 꼬리 부분이 약간 벗겨진 상태로, 비교적 온전한 형태였다.
그러나 하루 뒤인 25일 낮 부산지역 환경단체인 수영강사람들에 의해 관찰된 연어는 꼬리 부분이 심하게 훼손된 채 몸체의 4분의 1가량 속살이 허옇게 드러난 상태여서 보는 이를 안타깝게 했다.
활동 모습도 하루 전인 24일 잉어류와 어울리며 제법 활발하게 유영하던 모습과는 달리 꼬리 부분의 상처가 고통스러운지 몸을 구부리고 바닥에 웅크리는 등 몸 상태가 많이 둔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바다에서 모천으로 회귀한 연어 암컷은 잔자갈과 모래가 깔린 계류의 적당한 장소를 고른 뒤 꼬리지느러미를 쳐 바닥을 파내고 움푹 팬 둥지에 알을 낳고 수컷이 방정하면 다시 암컷은 파낸 모래와 자갈을 지느러미를 이용해 덮는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암컷으로 추정되는 이 연어가 알을 낳기 위해 하천 바닥을 파는 과정에서 꼬리지느러미 부분이 속살이 허옇게 드러날 정도로 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번식을 위한 연어의 습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과정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24일 목격 당시 잉어류들과도 별다른 마찰 없이 유영하던 모습을 비춰볼 때 일대 다른 물고기 등에 의해 공격당했을 가능성 등은 극히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연어는 암수 한 쌍이 산란과정을 같이 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연어는 24일 죽은 채 발견된 연어와 한 쌍인 것으로 보여 안타깝게도 산란과정은 실패한 것으로 관측된다.
연어 한 쌍이 수천~수만㎞ 바다를 헤엄쳐 번식을 위해 수영강을 거슬러 온천천을 찾았지만, 수컷은 수질오염 등 알 수 없는 요인으로 먼저 죽어 번식은 물거품이 된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발견되는 연어는 태평양 연어의 일종인 첨연어이며,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연어의 80%가량은 덩치가 큰 대서양 연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연어 회귀지역인 양양 남대천으로 올라오는 첨연어는 강에서 부화해 어린시절 바다로 나가 멀리 미국령 알래스카까지 갔다가 머나먼 대양을 돌아 원래의 고향으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생에 몇 번 알을 낳을 수 있는 대서양 연어와 달리 강에서 태어나 바다로 가는 태평양산 연어는 일생에 오직 한 번 알을 낳고는 모두 죽는다. 연어는 알을 낳을 때면 자신이 태어난 강을 찾아가는 습성을 ‘모천회귀(母川回歸)’라 한다. 연어는 자신이 태어난 강 하구로 오면 어릴 적 자신이 태어난 강의 물 냄새를 기억해 낸다고 한다.
앞서 24일 부산 동래구 온천동 온천천 상류지점에서 최초로 길이 45㎝가량의 연어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된 데 이어 이보다 약간 상류에서 다른 한 마리가 발견됐다.
부산지역 환경단체는 온천천에서 연어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낙동강과 섬진강 태화강 등에는 연어 치어를 방류하지만 이 치어가 온천천에서 발견됐을 개연성은 매우 낮다고 보고 있어 '온천천 연어'가 어디서 왔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시는 온천천을 바다와 잇는 수영강이 과거 연어의 모천으로 알려졌으나 산업화 이후 수영강의 수질 오염이 심해지면서 흔적을 찾기 어려워짐에 따라 2012년 연어 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도 했다.
김창배 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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