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맨' 류성걸의 고언 "코로나 극복, 이전 정부가 재정 아낀 덕분"

홍준기 기자 2020. 10. 22.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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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걸 의원 "지금 예산 펑펑 쓰면 미래 세대는 위기 극복 어떻게 하나"

“현 정부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이전 정부와 선배 공무원들이 ‘재정건전성’을 목숨 같이 지켜온 덕분이다.”

22일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종합감사)에서 기재부 2차관 출신인 국민의힘 류성걸 의원이 한 말이다. 예산실 관계자들은 “나라 재정이 내 돈은 아니지만 그걸 아끼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한다. 기재부 예산실 출신으로 스스로를 ‘예산맨’이라 지칭하는 류 의원도 그러한 관점에서 지적을 한 것이다.

결국 이 정부가 올해 네 차례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코로나 사태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앞선 수많은 정부 관계자들이 미래를 위해 재정을 아껴왔기에 가능하다는 것이다. 만약 과거 정부가 재정을 방만하게 운영했다면, 현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실탄’을 마련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류성걸 의원실

이날 류 의원은 “그동안 ‘국가채무비율 40%’는 사실상 재정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고, 실제로도 2019년까지 국가채무비율이 40%를 넘긴 적이 없었다”고 했다. “이 국가채무비율 40%를 굳건하게 지켜냈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경제위기, 팬데믹 상황에서도 재정을 쏟아부으며 적극적인 재정 대응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류 의원은 “경제 위기상황에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지만, 엄격한 규율(재정준칙)하에서 재정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 정부 들어 재정 적자가 급증한 것은 사실상 “과거 정부가 확보했던 재정건전성을 헐어서 쓰고 있는 것이고, 또 미래정부, 미래세대가 써야 할 재원조차 미리 당겨쓰는 것”이라고 했다.

/류성걸 의원실

현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유지하지 못하면 미래 정부는 위기 상황이 와도 재정을 적극적으로 투입하기 어렵게 된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기재부의 장기재정전망 내용을 봐도 급격한 고령화 등으로 복지 비용(의무지출)이 증가하기 때문에, 미래 정부가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예산(재량지출)의 규모가 점차 줄어든다.

이러한 우려 속에서 류 의원은 최근 정부가 내놓은 재정준칙에 대해서도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재정준칙에 대해 “국가채무, 재정수지적자가 마구 늘어나도 아무 문제 없을 것처럼 만들어 놓은 ‘이상한 형태의 공식’”이라며 “무책임하고 무능하며, 미래세대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는 오로지 현재만 생각하는 기가 막힐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류성걸 의원실

이미 코로나19 이전부터 정부 재정지출, 재정 적자, 국가채무가 급증했고, 경제성장률·국민총소득(GNI 성장률)·성장률의 질·실업률 등 지표들이 1997년 IMF 외환위기 또는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등 이후 ‘최악 수준’을 찍은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류성걸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국가채무비율을 60%를 넘긴다면, 다음 정권은 그 위에서 또 넘어갈 것”이라며 “그러면 국가 채무 비율이 점진적으로 80% 그리고 국가채무비율 100%를 넘어갈 가능성이 많다”고 했다. 그는 “결론은 궤도를 이탈한 잘못된 경제정책부터 바로 잡고, 엄격한 재정준칙을 세우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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