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K] 학대 '사각지대' 내몰린 시골 마을 아이들

오정현 2020. 10. 22.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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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기자]

전북에는 군산과 익산, 남원, 전주, 이 4곳에 아동보호전문기관이 있습니다.

지역에서 발생하는 학대 사례를 찾아 피해 어린이에게 치료 등 적절한 조치를 하는데요.

이런 기관이 없는 지역은 어떨까요?

전주에 있는 전북광역사례관리센터입니다.

이곳의 직원 17명이 나머지 10개 시군을 모니터링하는 방식으로 관리가 이뤄집니다.

적은 인원이 많은 지역을 담당하다 보니, 드러난 사건에 대응하기도 버겁습니다.

학대 사례를 찾아내는 건 더 어렵겠죠.

고창 폭언 교사 사건 연속보도, 오늘은 학대 사각지대에 내몰린 시골 마을 아이들의 현실을 진단합니다.

[리포트]

담임교사에게 가혹한 언어폭력을 당한 8살 박 모 군.

교사의 학대가 얼마나 심각했는지 전문가에게 진술하기 위해 차로 1시간 거리인 전남 영광으로 가야 했습니다.

[박정원/전북경찰청 여성청소년과장 : "어린아이는 보통 해바라기센터에서 조사받는 게 좋아요. 진술을 분석하고 조력해줄 수 있는 전문가가 있거든요. 전북대하고 원광대에 있기는 있는데, (고창은) 거리상 영광이 더 가깝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서 피해자 진술을..."]

치료를 받기 위한 과정도 쉽지 않습니다.

지금은 교육청 지원으로 상담사가 박 군의 집으로 방문하고 있지만,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진단된 만큼 이후 제대로 된 심리 치료를 위해선 박 군이 직접 관련 기관들이 모여있는 도시로 먼 걸음을 해야만 합니다.

학대를 저지른 교사를 대신할 대체 인력도 부족합니다.

실제 이번 학대가 발생한 초등학교의 경우, 박 군을 학대한 담임교사가 업무에서 배제되고 교과 담당 교사가 담임을 맡으면서 일부 공백이 생겼습니다.

시골 학교 특성상 학대 사건 이후 대응에도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이상희/전북 아동보호전문기관 팀장 : "시골 마을에 상주하는 아동학대 사례 관리 요원은 없는 거죠. 물리적 거리와 인프라 때문에 심지어는 어떤 상황들 때문에 (학대 관리가) 더 늦어질 수도 있는 거죠. 작은 학대가 발생한 아이들일지라도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시골 마을에도 아동학대에 대한 기본적인 사례 관리를 할 수 있는 기관이..."]

사는 곳과 상관없이 피해 어린이 누구나 학대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사각지대'를 없애는 노력이 시작돼야 합니다.

KBS 뉴스 오정현입니다.

촬영기자:한문현

오정현 기자 (ohh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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