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왕국' 네덜란드, 운하 다리 자전거 주차난에 꺼내든 비책은?

임규민 기자 2020. 10. 21.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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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의 한 운하 다리 난간에 자전거들이 빼곡히 들어차 주차돼 있다. /트위터 캡처

‘자전거 왕국’ 네덜란드가 암스테르담 운하 다리에 밀려드는 자전거 주차를 막기 위해 다리 난간에 꽃바구니를 갖다놓기로 했다. 원체 많았던 자전거 이용이 코로나 사태로 더 크게 늘면서 주차 공간이 부족해진 탓에, 운하 다리 난간에 빼곡히 밀려든 자전거들이 운하 경관을 해친다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21일(현지 시각) CNN은 암스테르담 당국이 지난 9월부터 할레머슈타츠 등을 시작으로 이달 덤스트라체스 지구까지 운하 곳곳의 다리 난간에 꽃바구니나 관목을 설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암스테르담 운하 위 한 다리 난간에 자전거들이 주차돼 있다. /트위터 캡처

암스테르담은 12세기 무렵 암스텔 강 하구에 둑을 쌓아 만들어졌고, ‘운하의 도시’로 불릴 만큼 크고 작은 운하가 곳곳에서 100km 이상 사방으로 뻗어있다. 이 운하 위로 1500여개의 다리가 놓여있다. 운하와 다리들이 만들어내는 경관이 각국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는 명소로 기능한다.

CNN에 따르면 당국자들은 “다리 난간에 자전거 주차가 너무 몰려 아름다운 운하 경관을 해치고 있다”는 이유로 이 같은 방침을 시행하기로 했다. 안전 문제도 있다. 샤론 딕스마 암스테르담 부시장은 CNN에 “주차된 자전거들이 도보 공간을 좁혀 시민들을 차도로 내몰고 있다”고 밝혔다. 암스테르담 당국은 대안으로 자동차 주차장 등에 자전거 주차 여분 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14일(현지 시각) 암스테르담 시민들이 길거리에서 자전거를 타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네덜란드는 1965년 암스테르담에서 민간 주도로 ‘하얀 자전거’라는 무료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자전거가 중요한 대중교통 수단으로 떠올랐다. 현재 네덜란드는 ‘자전거 왕국’이란 별명답게 인구(1700만명)보다 자전거(1800만대)가 더 많다. 수도 암스테르담도 자전거 수가 88만대를 넘어 작년 기준 인구(86만명)보다 많다. 암스테르담 시내 교통에서 자전거 분담률이 40%가 넘고 자전거 전용도로 총 연장만 767km에 달한다.

여기에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이 자전거 이용을 촉진했다. 영국 가디언이 인용한 이달 네덜란드 교통정책지식연구소 발표에 따르면 암스테르담 자전거 이용 평균 거리는 작년 9월 3.4km에서 올해 7월 4.1km로 늘었다.

그러나 주차 공간은 만성적으로 부족하다. CNN에 따르면 12세 이상 암스테르담 주민 58%는 하루 1번 이상 자전거를 타는데, 자전거 보관대는 22만5000개 정도에 머무른다. 암스테르담 당국은 2030년까지 2만 5000대를 수용할 수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자전거 주차장을 건설하기로 하는 등 주차 공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암스테르담 중앙역 인근 자전거 주차장. 자전거가 거의 만차돼 있다. /DutchAms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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