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 막고, 블랙핑크 몰래 돌려보고 [이슈&톡]

김지하 기자 2020. 10. 20. 18: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방탄소년단 블랙핑크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K팝 최초로 미국 빌보드 메인 차트 ‘핫 100’ 차트에서 1, 2위를 동시에 달성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팝스타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아티스트 100’ 차트에 오른 그룹 블랙핑크 등의 영향으로 해외 시장에서 K팝의 위상이 달라졌다.

단순히 음악을 떠나 이들이 등장하는 영상 콘텐츠와 관련 굿즈(상품)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며 신한류 확산에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 이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이슈들이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밴 플리트 상’을 수상하면서 남긴 소감을 문제 삼아 보이콧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 출연 콘텐츠를 불법으로 촬영, 유포하며 시장을 무너트리고 있다.

수상 소감 논란은 지난 11일 중국 관영언론 환구시보의 ‘밴플리트상’ 수상 소감 왜곡 보도에서 시작됐다. 당시 리더 RM은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양국(our two nations·한·미)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을 트집 잡았다.

한국과 미국을 의미하는 ‘양국’이라는 단어 사용이 한국전쟁 당시 중국 군인들의 고귀한 희생을 무시한 것이라고 왜곡했고, 여기에 동조한 애국주의 성향을 가진 일부 중국 누리꾼은 “중국의 존엄을 무시했다”는 주장을 펼쳤다.

중국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가운데 뉴욕 타임스 등 해외 유력지들은 중국의 ‘편협한 애국주의’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사를 잇따라 내놨다. 영국 BBC 방송은 중국 내에서도 방탄소년단을 옹호하는 세력이 상당하다는 보도를 내보냈고, 다양한 나라에서 활동 중인 아미들의 반박도 이어졌다. 일부에서는 방탄소년단의 성공을 질시해 나온 중국의 방해 공작이라는 의견도 상당했다.

하지만 이번 이슈는 경제적으로도 타격을 줬다. 중국 여론을 의식한 삼성전자는 방탄소년단 한정판 제품을 판매 중단했고, 의류브랜드 휠라와 현대자동차도 ‘BTS 지우기’ 움직임을 보였다.

결국 중국 외교부에서 나섰다.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2일 정례 브리핑에서 “역사를 거울삼아 미래를 향하고 평화를 아끼며 우호를 도모하는 것은 우리(한중)가 함께 추구해야 하며 함께 노력할 만한 가치가 있다”라며 분위기를 누그러트리고자 했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 역시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의 방탄소년단 비난으로 한국 기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언급하며 “양국 국민 간 상호 이해와 유대감 증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하고 있다. 한중 관계 발전 및 양국 간 우호 증진을 위해서도 앞으로 지속 노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결국 방탄소년단을 깎아내렸던 중국 내 여론이 역풍을 맞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바이두에서 방탄소년단의 수상 소감 관련 비판 기사가 상당수 사라졌고, 웨이보 등에서도 관련 이슈를 찾기 어려워졌다. 최초로 보도, 논란을 촉발시킨 환구시보 역시 관련 기사를 삭제했다.

논란이 사그라지는 듯했지만, 19일 윈다 한국지사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계정에 “방탄소년단 택배 관련 문의가 많이 오고 있다. 현재 관련 택배는 잠시 배송을 중단했다”라는 글을 올리며 다시 불거졌다. 구체적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원인은 우리가 모두 아는 것”이라고 덧붙여 수상소감 논란을 다시 문제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윈다는 게시글이 웨이보 주요 이슈 상위권에 오르자 이유를 밝히지 않고 이를 삭제했다. 하지만 관련 내용이 일부 중국 언론에 보도되며 수천 개의 댓글이 달렸다. 보복 조치라고 확신하는 이들은 옹호 글과 비판 글을 통해 대립했다.

여론과는 달리 방탄소년단의 피해는 불가피해 보인다. 윈다뿐 아니라 다른 물류업체 위엔퉁, 중통 등도 방탄소년단 관련 제품의 운송을 멈추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부정적 이슈로 방탄소년단을 막아서는 움직임과는 반대로 일부에서는 방탄소년단이 등장하는 콘텐츠를 불법으로 유통, 돌려보며 방탄소년단을 향한 관심을 표현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중국 팬들은 지난 10∼11일 진행된 유료 온라인 콘서트 ‘맵 오브 더 솔 원’(MAP OF THE SOUL ON:E)을 불법 촬영, 유포했다. 곧바로 문제가 됐지만 해당 영상은 20일 현재까지도 중국판 유튜브인 빌리빌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방탄소년단 여파로 K팝 전체에 대한 부정적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블랙핑크에 대한 중국 팬들의 관심도 지속되고 있다. 역시 관련 콘텐츠를 불법 유통하며 어긋난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블랙핑크의 성장기를 담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블랙핑크: 세상을 밝혀라’ 역시 불법 유통 중이다. 79분짜리 영상이 통째로 유통돼 있고, 중국어 자막까지 쉽게 찾을 수 있다. 해당 영상은 지난 14일 공개된 넷플릭스 독점 다큐멘터리로로 이날 기준 넷플릭스 글로벌 전체 영화 차트 6위에 오른 인기 콘텐츠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티브이데일리DB,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탄소년단 | 블랙핑크 | 중국 K팝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