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씨네리뷰] '소리도 없이', 숨 막히는 불친절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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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한 이야기를 던져두고 입을 꾹 닫았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맡게 된 두 남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그런데 작가주의 영화라고 치부하기에는 이야기가 가진 흡입력이 엄청나다.
정신없이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는 스크린을 마주하게 될 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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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유재명의 기묘한 범죄극
[더팩트 | 유지훈 기자] 알쏭달쏭한 이야기를 던져두고 입을 꾹 닫았다. 그 불친절함이 얄미워 외면하고 싶은데 궁금증은 커져간다.
지난 15일 개봉한 영화 '소리도 없이'는 유괴된 아이를 맡게 된 두 남자가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는다. 유아인 유재명이 각각 태인 창복 역을 맡았으며 단편 영화 '서식지'로 호평을 받은 신인 감독 홍의정이 메가폰을 잡았다.
태인과 창복은 범죄 조직의 하청을 받아 시체를 수습하며 살고 있다. 이 외의 시간에는 동네 이곳저곳을 돌며 달걀을 판다. 어느 날 단골 조직의 실장 용석(임강성 분)의 부탁으로 유괴된 11살 소녀 초희(문승아 분)을 떠맡게 된다. '하루만 참자'는 생각으로 하룻밤을 버틴다. 하지만 다음 날 태인 창복이 수습하게 된 것은 용석의 시신이다.

초희는 처치 곤란한 짐 덩어리가 된다. 부모에게 돈을 받아낼 궁리를 하는 두 범죄자와 순진한 얼굴을 한 소녀의 기묘한 관계가 시작된다. 두 사람은 여전히 시체를 수습하며 근면 성실하게 살아가고 초희는 순진한 얼굴로 이를 돕는다. 태인은 여전히 말이 없고 초희는 속내를 꺼내지 않는다. 창복은 성경책을 뒤적이며 구원을 바란다.
가장 먼저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아름다운 영상미다. 시골 마을에 펼쳐지는 논과 밭, 청명한 하늘, 전체적인 파스텔톤 색감이 연신 눈을 즐겁게 한다. 섬뜩한 범죄 현장과 어우러지니 독특한 감상을 안긴다. 피 칠갑을 한 시체들마저 아기자기한 소품처럼 느껴지게 만드는 연출이다.
다만 다소 불친절한 영화다. 태인이 말을 하지 않는 이유, 창복의 신앙심, 그들이 파는 달걀, 초희의 알 수 없는 행동 등 수많은 상징이 영화 곳곳에 배치돼 있다. 그런데 작가주의 영화라고 치부하기에는 이야기가 가진 흡입력이 엄청나다. 모든 걸 이해하지 않아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계속해 들썩이게 만든다.

유아인의 연기는 사람을 뛰어넘어 이제는 동물적이기까지 하다. 캐릭터를 위해 15kg을 증량했고 말 한마디 없이 영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간다. 유재명 역시 연기 베테랑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독특한 비주얼에 위트를 더했다. 부자 같기도, 형제 같기도 한 짙은 잔상의 투 샷이다. 문승아라는 신비로운 매력을 지닌 아역배우의 열연도 힘을 보탠다.
계속해 던지는 질문들이 어렵지만 이를 제외한 모든 게 마음을 움직인다. 정신없이 이야기를 쫓아가다 보면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는 스크린을 마주하게 될 터다. 영화는 개봉 전 홍보를 진행하며 줄곧 아이러니라는 힌트를 공개했다. 주인공의 대사를 앗아간 대신 남겨둔 작은 친절이다. 영화관에서의 관람을 놓치면 후회할 가능성이 크다. 15세 이상 관람가고 러닝타임은 99분이다.
tissue_hoon@tf.co.kr
[연예기획팀 | ssent@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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