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사 택한 미 남성, '마지막 투표' 후 8일만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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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대장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은 제임스 웬들 윌리엄스(77)는 더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들 데이비드에 따르면 열성 지지자는 아니지만, 민주당 당원인 윌리엄스는 평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해로운 존재이며 미국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생각해왔다는 점도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결심한 데 영향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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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건강이야말로 모두가 걱정할 일"
(서울=연합뉴스) 홍준석 기자 = 올해 초 대장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은 제임스 웬들 윌리엄스(77)는 더는 항암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근교의 버밍햄에 사는 윌리엄스는 가족들에게 "존엄사를 선택하겠다"고 알렸다.
가족들은 이 결정에 반대했지만, 오랜 논의 끝에 윌리엄스는 결국 호스피스만 이용하기로 했다.
윌리엄스는 항암치료를 포기했지만, 2020년 대선에 참여해 마지막 한 표를 행사하는 것만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하루가 다르게 건강이 악화하자 대선 당일인 11월 3일까지 생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고, 9월 24일 시작하는 사전 투표에라도 참여하기로 마음먹었다.
아들 데이비드에 따르면 열성 지지자는 아니지만, 민주당 당원인 윌리엄스는 평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에 해로운 존재이며 미국을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고 생각해왔다는 점도 투표에 반드시 참여하겠다고 결심한 데 영향을 줬다.
사전 투표 당일, 윌리엄스는 사전투표소가 있는 시청으로 이동하기 위해 삐쩍 마른 몸을 며느리 데브라 호너의 차에 실었다.
호너는 "(부축하려 했지만) 시아버지가 혼자 차이 타고 걸을 수 있다며 뿌리쳤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
윌리엄스는 차 안에서 사전투표용지를 작성하고, 차에서 내려 천천히 열다섯 걸음을 걸어 직접 투표했다.
그는 현장에 있던 사진기자에게 "나라의 건강이야말로 모두가 우려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생각이 나를 투표소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윌리엄스는 투표 8일 뒤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윌리엄스가 행사한 마지막 한 표도 무효표가 됐다.
미시간주 선거법은 선거일 전에 사망한 사람이 행사한 사전투표를 무효로 간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 8월 미시간주에서 치러진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도 같은 이유로 850표가 무효처리됐다.
데이비드는 "(아버지의 표가) 집계되지 않는다고 했을 때 너무 화가 났다"면서도 "(무효처리가) 아버지의 표에 담긴 뜻을 흐리게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도 당신이 행사한 한 표가 선거 결과를 바꿀 것이라 생각하진 않았다"면서 "당신은 얼마 남지 않은 에너지를 어디에 쓸지,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에 대한 모범을 후손들에게 보이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honk021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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