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파기환송심 무죄 확정.."어두운 터널 지나온 것 같다"(종합2보)
【수원=뉴시스】박종대 안형철 이병희 기자 =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가 대법원의 판결로 기사회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2018년 12월 기소된 지 1년 10개월여 만으로 이로써 이 지사는 그동안 자신을 옭아맸던 사법 족쇄를 풀게 됐다.
재판부는 검찰이 기소한 토론회 발언에 대해 상대후보자 측이 제기하는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에 해당하고 이를 허위사실공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을 재차 인용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선고 뒤 "정말로 멀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온 것 같다"며 소감을 밝혔다.
16일 오전 11시 수원고법 제2형사부(부장판사 심담) 심리로 열린 이 지사의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날 공판에서 파기 전 2심이 유죄를 인정한 혐의에 대해 1심과 마찬가지로 무죄를 선고했다.
이 지사는 ▲‘친형 강제입원’ 관련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공직선거법 위반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성남 분당구 대장동 개발’ 관련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5월 4가지 혐의를 모두 무죄로 판단했다. 반면 2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4가지 혐의 가운데 ‘친형 강제입원’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유죄로 판단해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당시 이 지사는 첫 TV토론회에서 ‘형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느냐’라는 상대 후보의 질문에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
다른 TV토론회에서는 이 지사가 질문에 앞서 ‘상대 후보가 정신병원에 형을 입원시키려 했다는 주장을 하고 싶은 것 같은데 사실이 아니다’는 말을 했다.
대법원은 상대 후보의 질문에 곧바로 반박한 게 아닌 예상 질문에 선제적으로 답변한 것이라며, 허위의 반대 사실을 적극적·일방적으로 공표한 것은 아니라고 봤다.
파기환송심에서도 이러한 대법원 판단이 그대로 적용됐다. 재판부는 "이 사건을 심리함에 있어서 새로운 증거가 없다면 대법원 판례 기초해 반하지 않는다. 환송 후에 새로운 증거가 없어 대법원 판단에 기초해 대법원 판결의 내용대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기초한 재판부는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친형 관련 허위사실 공표에 의한 공직선거법 위반만 다뤘다.
재판부는 "KBS 토론회 발언은 상대후보자 측이 제기하는 의혹을 부인하는 취지에 해당할 뿐 널리 드러내 알리려는 공표 행위라고 볼 수 없다"며 "공격적인 질문에 의혹 답변 해명을 위한 사항으로 실제로 상대 후보자는 피고인의 말은 토론회의 맥락에 관계없이 적극적 반대 사실을 공표하려는 것은 아니다"고 판시했다.
MBC 토론회 출연과 관련해서도 "피고인의 발언 내용은 KBS 토론회 때와 대동소이하다. 피고인의 주도권 토론에서 이뤄진 것은 질문에 반박한 것은 아니었으나 다시 제기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혹이나 질문의 취지를 고려하면 허위의 반대사실을 적극적 일방적으로 공표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날 파기환송심 판결에 대해 검찰은 파기환송심 결과에 불복해 재상고할 수 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과 같은 취지의 파기환송심 결과가 재상고를 통해 다시 번복되는 경우는 사실상 없다는 게 법조계 대체적 의견이다.
검찰이 재상고를 포기하면 이번 파기환송심 선고가 그대로 확정된다.
이 지사는 이날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이 끝난 뒤 소감을 묻는 취재진을 향해 "민주주의의 최후 보루, 인권옹호의 최후 보루인 우리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에 경의를 표한다. 언제나 말했듯이 사필귀정을 믿고 다수 국민의 집단지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는 이런 송사에 시간을 소모하지 않고 도민들을 위한 일에 모든 에너지와 시간을 쏟을 수 있다는 점에서 참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도 했다.
여권의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이 지사가 파기환송심에서 무죄를 받으면서 차기 대권 지형에 어떤 변화를 맞을 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지사는 선고 뒤 대선 출마 가능성을 묻는 취재진에 "대선이라는 것은 국민들께서 대리인인 일꾼에게 어떤 역할 할지 맡길 것인가 결정하는 것이다. 대리인을 자처하는 사람이 결정하는 게 아니라 국민께서 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국민께서 현재 저에게 부여해주신 역할에 최선 다하도록 하겠다. 경기도정에 최선을 다하고, 경기도 발전과 도민들의 삶의 조건 개선하는 것이 제게 부여된 역할이기 때문에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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