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75년된 구식 무기로 예비군 훈련.. 장비 노후화 심각

박수찬 2020. 10. 15.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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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육군 모 예비군 부대를 방문한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들은 눈앞에 있던 대포를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국회 국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15일 육군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예비군이 사용하는 18개 장비 중 14개가 내구연한을 넘어선 노후한 무기다.

예비군 장비 노후화는 육군이 지상 전력 증강을 현역 부대 위주로 진행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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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장비 18개 중 14개 내구연한 넘어
안 의원 "전투력 개선 대책 강구해야"
예비군 장병들이 시가지 전투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달 초 육군 모 예비군 부대를 방문한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들은 눈앞에 있던 대포를 살펴보고 깜짝 놀랐다. ‘U.S.A 1945’라는 표기 때문이었다. 이 대포는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제작한 M-114 155㎜포였다. 6·25 전쟁과 베트남전쟁을 거쳐 75년째 쓰이고 있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M-48 전차는 정비과정에서 원칙적으로 금지된 동류전용(사용 불가 장비에서 부품을 취득해 같은 종류의 장비를 수리하는 것)이 이뤄지고 있었고, 155㎜포는 견인차량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225만여명에 달하는 예비군의 장비 노후화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국방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안규백 의원이 15일 육군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예비군이 사용하는 18개 장비 중 14개가 내구연한을 넘어선 노후한 무기다.

1950~1980년대 생산된 M-48 전차, 105㎜ 포, 4.2인치 박격포는 전량 내구연한(25년)을 초과했다. 1980년대 제작된 PRC-77·PRC-85K 무전기도 전량 내구연한(10년)을 20년 이상 넘긴 상태다. 장병 필수장비인 K-2 소총조차도 절반 이상이 낡은 상태였다.

예비군용으로 확보한 장비 수량도 부족한 실정이다. K-200 장갑차는 전체 소요 대비 보유율이 43%, PRC-85K 무전기는 19%에 불과했다. 90㎜ 무반동총과 M-60 기관총은 물량을 100% 확보했으나 대부분 내구연한(25년)이 지난 노후 장비였다. 동원예비군 전투력을 유지하고 장비·물자를 관리하는 조직인 10개 동원지원단의 평균 장비 보유율은 58%에 불과했다.
시가지 훈련 중인 예비군들. 세계일보 자료사진
예비군 장비 노후화는 육군이 지상 전력 증강을 현역 부대 위주로 진행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일선 현역부대는 K-2 전차와 K-9 자주포, K-21 장갑차를 비롯한 최신 무기들이 즐비하다. 야간투시경과 조준경 등 첨단 장비를 장병들에게 지급하는 워리어 플랫폼 계획도 추진중이다. 반면 예비군은 한 세대 이전 장비를 써야 하는 실정이다. “현역 시절 쓰던 장비와 사용방식이 완전히 달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예비역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육군도 개선책 마련이 고심하고 있다. 국방개혁 2.0에 따라 해체 개편되는 부대 장비를 2025년까지 예비군용으로 전환하는 한편 2033년을 목표로 44개 전력 소요 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구형인 무반동총을 대전차미사일로 교체하고, 국산 전차와 자주포를 확보해 전투력을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매년 국방예산의 1% 수준인 5000억여원이 필요하지만, 실제 예산 규모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해 예비군 정예화가 이뤄지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안 의원은 “군이 입으로는 예비전력 정예화를 말하면서 실상은 예비전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방기하고 있다”며 “예비군이 대한민국의 평화를 지키고 만드는 일당백의 전력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전투력 개선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룡대=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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