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반이 안 쓰는 '공무원 메신저'에 내년에도 5억8000만원 예산 투입

세종=이민아 기자 2020. 10. 15.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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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부부처 사무관 A씨는 텔레그램으로 업무 지시를 받고, 보고를 한다.

이처럼 공무원들이 사실상 사용하지 않고 있는 업무용 메신저 바로톡 사업에 내년에도 5억8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한병도 의원실 관계자는 "바로톡 가입률이 전체 공무원의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에 설치 후 실제 사용률은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바로톡은) 비효율의 극치라 내년도 예산안 심사 시 바로톡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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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정부부처 사무관 A씨는 텔레그램으로 업무 지시를 받고, 보고를 한다. 공무원 전용 모바일 메신저인 ‘바로톡’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주변에도 바로톡을 쓰는 공무원이 거의 없다. 그는 "카카오톡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때도 있지만 주된 메신저는 텔레그램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바로톡은 모바일 버전만 있고, PC 버전은 없어서 무척 불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정부부처 과장 B씨는 바로톡에 대한 인식이 아예 없었다. 언제나 업무는 텔레그램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는 ‘PC 호환이 안 돼서 불편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바로톡은 PC버전이 없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이처럼 공무원들이 사실상 사용하지 않고 있는 업무용 메신저 바로톡 사업에 내년에도 5억8000만원의 예산이 배정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사용률이 극히 낮은 사업에 수년 째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등 정부 부처에 따르면 2021년 정부 예산안에 바로톡 운영·기능개선비 명목으로 5억8000만원이 배정돼 있다. 올해 예산에도 바로톡 운영·기능개선비 명목으로 정부는 5억9000만원을 포함시켰다.

바로톡은 정책 정보가 발표 전에 사전 유출되는 등 보안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자 관련 기능을 탑재해 2014년에 개발한 공무원 전용 모바일 메신저다. 바로톡 개발에는 1억7000만원이 들었고 2017년까지 4년간 총 17억5000원의 예산이 쓰였다.

하지만 개발 후 수년이 지난 지금도 바로톡을 사용하는 공무원의 비율은 극히 낮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달 7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0개 정부 부처와 17개 시·도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의 바로톡 가입률은 47.2%였다. 전체 공무원 46만1263명 가운데 21만7929명만 가입돼 있었다.

부처별로 보면 국가인권위원회는 가입률이 0.8%다. 100명 중 1명도 바로톡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방위산업청(1.4%), 대검찰청(6.7%), 국가정보원(7.1%), 정책기획위원회(9.5%) 등도 가입률이 한자리 수 대에 그쳤다. 바로톡 담당 부처인 행안부만 100.5%의 높은 가입율을 보였다. 지자체 공무원의 경우 서울시 공무원들의 가입률이 11.2%로 가장 낮았다. 울산(80.9%), 대구(79.4%), 제주(74%), 세종(73.7%) 등의 가입률은 비교적 높았다.

행안부는 바로톡을 도입한 2015년 이후 가입률을 높이기 위해 전 중앙부처와 지자체에 공문서를 34회나 발신하는 등 사용을 독려했다. 그럼에도 기능이 워낙 불편해 뚜렷한 이용 증가세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병도 의원실 관계자는 "바로톡 가입률이 전체 공무원의 절반도 되지 않기 때문에 설치 후 실제 사용률은 훨씬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바로톡은) 비효율의 극치라 내년도 예산안 심사 시 바로톡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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