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111개 지자체 산안법 위반 기소의견 송치.."근골격계 유해요인 미조사"
[경향신문]
고용노동부가 환경미화원들에 대한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하지 않은 111개 지방자치단체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것으로 확인됐다. 170개 지자체장에 대해서는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미설치, 안전보건관리규정 미작성, 관리책임자·안전관리자·보건관리자 미선임 등으로 총 16억8476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정의당 이은주 의원(행정안전위원회)은 13일 노동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민주일반연맹의 지자체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고발 처리 결과’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앞서 지자체 민간위탁 청소노동자들이 가입돼 있는 민주일반연맹은 2018년 1월 “각 지자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으로 무수한 환경미화원들이 일하다 숨졌다”며 243개 지자체장을 노동부에 고발했다. 지자체들이 환경미화원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조치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사업주는 노동자가 무거운 물체를 들거나 단순 반복적인 동작 등 근골격계 부담 작업을 하는 경우 3년마다 작업장 상황, 작업 조건 등에 대해 조사해야 한다.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이나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 별표1에 따르면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 행정, 교육서비스업 등에서는 법 일부를 적용제외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부는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의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범위 판단’ 지침을 통해 지자체 청소노동자 등은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자료를 보면 민주일반연맹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고발 건에 대해 노동부는 종로구, 중구, 서초구, 동대문구를 비롯한 111개 지자체가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미실시 혐의가 있다고 보고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하지만 도로를 청소하는 ‘가로 청소노동자’에 대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을 조사하지 않은 지자체 46곳에 대해서는 기소하지 않았다.
노동부는 서울시, 강남구, 강동구, 성동구 등 132곳은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이미 실시한 48곳, 근골격계 부담작업 미해당 46곳, 고발당사자 혐의없음 22건, 고발취소 16건 등이다. 근골격계 부담작업 미해당은 도로를 청소하는 ‘가로 청소노동자’를 뜻한다. 노동부는 가로 청소노동자들을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대상으로 분류해 놓지 않고 있다.
노동부는 관리책임자·보건관리자 미선임,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미설치 등의 혐의로 170곳의 지자체에 16억8476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이 중 34곳은 재판 중이다.
이은주 의원은 “노동부가 환경미화원들에 대한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를 하지 않은 111개 지자체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 것은 다행이지만, 가로 청소노동자에 대한 근골격계 유해요인을 조사하지 않은 지자체를 불기소 송치한 것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에서는 근골격계에 부담을 주는 작업으로 인해 산업재해로 승인된 업무는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가로 청소노동자들의 경우 과거 목디스크, 요골원부위 건초염, 주관증후근 등 근골격계질환으로 산업재해 승인을 받은 사례가 있는 만큼 근골격계 유해요인 조사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근골격계 유해인자 조사가 대단히 어려운 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환경미화원들의 건강관리를 소홀히 해온 지자체들의 각성을 요구한다”며 “근본적으로는 산업안전보건법 시행령상 ‘공공행정’이라는 모호하고 광범위한 대상에 대해 적용제외를 하다 보니 생긴 문제인 만큼, 시행령을 개정해 공무원 재해보상이 인정되는 공무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업종별 적용기준에 따라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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