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열전]열병식 보니 北 특수부대도 '파격 변화'..우리 군 대책은?
전략군 등에 미군 위장무늬 베낀 전투복..핵무기 부대 중요성 반영한 듯
한국군, 이미 '워리어 플랫폼' 등 대책은 마련
야간투시경과 신형 방탄복 보급률 낮아 더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도
※튼튼한 안보가 평화를 뒷받침합니다. 밤낮없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 이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치열한 현장(熱戰)의 이야기를 역사에 남기고(列傳) 보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이 가운데 일부는 미국에서 개발된 '멀티캠' 등과 비슷한 위장복을 입고, 총기에도 조준경과 플래시라이트, 표적지시기 등으로 보이는 각종 부가장비들이 식별됐다.
수십년 동안 개인전투장비류에 무관심했던 우리 군도 신형 장비 보급을 위해 '워리어 플랫폼' 등을 시작했지만, 경과가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투자를 더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요 부대 중심으로 신형 장비 지급…핵무기 총괄 전략군에도 신형 위장복
멀티캠은 전 세계 어떤 곳에서든 일정 수준 이상의 위장 효과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약간의 변형을 거쳐 미군과 영국군이 제식 채용했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널리 쓰인다. 우리나라에서도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등이 사용하고 있다.
다만 이번에 북한군이 입은 전투복은 정품보다 색의 채도와 명도, 배치 등이 다소 조잡한 편이다. 멀티캠이 전 세계적으로 흔하다는 것을 생각해 보면, 비슷한 원단을 중국 등에서 구하거나 직접 만드는 일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표적지시기란 야간투시경을 쓰면 총기 위에 달린 조준경을 쓰기 어렵기 때문에, 적외선(IR) 레이저로 표적을 가리키는 장비를 뜻한다. 밤에 전투를 하기 위해서는 야간투시경과 함께 표적지시기가 필수품으로 꼽힌다.
북한이 이같은 부가장비를 어디서 구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정황상 중국 등에서 들여왔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이번에 공개된 장비들은 서방권의 첨단 기술력으로 만들어진 장비들보다는 기능이나 내구성 등이 뒤떨어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아쉬운 대로 야간전투 등이 가능하다는 이유로 이런 장비를 지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실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중동 등지에서는 몇 년 전부터 탈레반이나 IS(이른바 '이슬람 국가') 등도 이러한 류의 장비를 사용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간혹 미군이 현지 군대에 지원한 장비가 이들에게 노획돼, 선전매체에 미군의 장비가 등장하는 웃지 못할 일도 일어나곤 한다.
이 부대들을 중심으로 신형 장비들이 지급된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 모두 북한군 편제상 전시 주요 목표 타격 등 특수 임무를 수행하며, 전략군의 경우 핵무기를 관할하기 때문에 중요성이 높기 때문이다.
통신망이 원활하게 작동한다는 전제하에, 이러한 웨어러블 장치는 각 전투원이 자신의 위치 등 전장에서 필요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노린 것으로 보인다.
군 일각에서는 북한군의 이러한 모습에 대해 "(부대별로) 다양한 전투 상황에 대비를 하겠다는 개념적인 의지가 있고, 부가장비가 왜 필요해서 사용하는지 알고 부착한 것 같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북한군의 유사시 후방 침투수단 등은 매우 빈약하며 전투장비 수준도 비약적으로 높지는 않기 때문에, 이를 지나치게 고평가할 필요는 없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온다.
◇한국군 개인·야간전투장비 현실은 '글쎄'…"개선 서둘러야"
하지만 군이 수십년 동안 이런 장비들의 보급에 무관심했던 탓에 제대로 보급되지 않거나, 보급되더라도 성능이 현장에서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때문에 실제 대원들은 해외 특수부대에서 사용하는 고가의 장비를 개인적으로 구매해 쓰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야간전투의 필수품이며 수백~수천만원을 호가할 정도로 비싼 야간투시경은 군 보급 외에 뾰족한 대책이 없어 보급률을 늘리는 것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얼마 전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예비역 육군 대장)이 국방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군이 사용하는 야간투시경의 보급률은 약 30% 수준이다. 실제로 필요한 수량 13만 5천개 가운데 4만 300개 정도만 보급됐기 때문이다.
총탄을 맞았을 때 생명을 보호할 수 있는 신형 방탄복의 보급률도 53% 수준으로, 필요한 양의 절반 정도만 보급됐다고 전해진다. 이는 우리 군이 이러한 장비 보급에 보다 노력과 예산을 투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예비역 육군 중장)은 "열병식을 군사적 측면에서 보면 북한이 전략무기 못지않게 기본 전투장비에도 상당한 관심과 투자를 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도 워리어 플랫폼 사업과 예비군 훈련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려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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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형준 기자] redpoint@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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