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길 키운 가연성 접착제..70m 사다리차도 없었다
<앵커>
들으신 대로 어젯(8일)밤 11시쯤 시작된 불은 15시간 반이 지난 오늘 낮에야 완전히 꺼졌습니다. 울산 지역에 바람이 세차게 분 데다가 건물 외벽에 쓰인 접착제가 불이 잘 붙는 거라서 불길을 계속 더 키웠습니다. 여기에 23층 높이까지 불을 끌 수 있는 70m짜리 사다리차가 울산에 단 한 대도 없었다는 점도 진화가 늦어진 한 이유였습니다.
이 부분은 송성준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화재 신고가 들어온 어젯밤 11시 14분, 울산에는 돌풍을 동반한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었습니다.
소방헬기는 바람이 잦아든 오늘 새벽 6시쯤에야 현장에 투입됐습니다.
불은 외벽을 타고 건물 전체를 삽시간에 뒤덮었는데, 알루미늄 복합 패널을 연결할 때 사용하는 가연성 접착제가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는 지적입니다.
[임주택/울산소방본부 생활안전계장 : (패널의) 가연성 접착제가 강풍으로 인하여 순간적으로 연소확대가 급속하게 되지 않았나 이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울산에는 최대 23층 높이까지 불을 끌 수 있는 70m 사다리차가 없어서 급히 부산 등 다른 지역에 지원 요청을 해야 했습니다.
부산에서 온 70m 사다리차는 불이 난 지 5시간이 다 돼서야 현장에 투입됐지만, 24층 이상은 속수무책이었습니다.
[피해 입주민 : 33층 건물이 이런데, 만약 50층짜리 건물에 불이 나버리면 어떻게 대응할지 의심스럽습니다.]
화재 당시 스프링클러는 정상 작동했지만 급격한 연소로 한꺼번에 물이 쏟아지면서 건물 옥상에 있던 30t짜리 대형 수조 2기가 금세 고갈됐습니다.
다행히 단 1명의 사망자도 없이 불은 꺼졌지만, 초고층 건물 화재 대응에 큰 숙제를 남겼습니다.
(영상취재 : 정경문, 영상편집 : 최혜영)
송성준 기자sjso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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