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장치료, 코로나19 환자에 효과없다"..첫 위약대조 임상시험 결과
미 FDA는 긴급승인, NIH는 코로나19 치료 가이드서 제외
(바이오센추리=뉴스1) 성재준 바이오전문기자 = 회복기 환자의 혈장을 환자에게 주입해 치료하는 혈장 치료법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이득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해외에서 공개됐다.
8일 미국 바이오전문매체 바이오센추리는 아르헨티나에서 진행된 무작위 위약대조 임상시험에서 회복기 혈장이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에 효과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또한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혈장치료에 대해 긴급사용승인 결정을 내렸지만, 이번 임상 결과는 긴급사용승인 관련 데이터에도 의문을 던졌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의 12개 기관이 참여한 이번 임상시험은 회복기 혈장 치료법을 대상으로 진행된 첫 무작위 통제 임상시험이다.
이번 임상시험(PLASM-AR)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소재 이탈리아노 병원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폐렴을 앓고 있는 중증 환자 344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임상시험은 무작위 위약대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7일, 14일 그리고 30일 회복기 혈장을 받은 환자들과 위약을 투여한 환자들을 비교한 결과 임상적인 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예컨대 임상시험에서 회복기 혈장 치료를 받은 코로나19 환자들의 입원기간, 중환자실 입원 그리고 질병 악화로 치료를 중단한 환자들의 수 그리고 사망률 등에서 대조 코호트 집단과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병원 측은 결국 지난 2일(현지시간) 임상시험 결과 회복기 혈장치료법을 코로나19 환자들 치료에 적용하는데 찬성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곧 이번 연구결과를 학술지에 게재할 계획이다.
완치자의 혈장을 투여하는 혈장 치료법은 오랫동안 사용된 치료법으로 완치된 환자로부터 혈장을 뽑아 환자에게 주입한다. 병에서 회복한 환자의 혈장에는 자연적으로 생성된 항체가 존재하는데 그 항체를 이용해 다른 환자의 몸을 회복시키는 방법이다.
다만 생성된 항체가 모두 해당 바이러스를 중화시킬 수 있는 중화항체가 아닌 관계로 인위적으로 특정 바이러스를 표적으로 개발된 항체 치료제 등 의약품보다는 약효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일반적인 코로나19 환자 치료법으로 쓰이기보단 치료제와 백신이 없는 상황에서 다른 대응 수단이 없을 경우에 선택하는 치료법이다. 지난 4월 국내에서도 신촌 세브란스병원이 코로나19의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혈장 치료요법을 시행해 2명이 완치되는 성과를 냈었다.
FDA는 지난 8월 코로나19 환자들의 치료에 혈장 치료법을 긴급사용 승인했다. 당시 스테판 한 FDA 국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리핑을 통해 회복기 혈장의 긴급사용승인으로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의 생존율이 35% 향상됐다고 언급했다.
반면 미국의 다른 보건 기관인 국립보건원(NIH)에서는 코로나19 치료 가이드라인에 혈장치료를 포함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NIH는 최근 회복기 혈장치료의 효능 및 안전성 평가를 위해 무작위 위약대조 임상시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NIH는 입원 중인 코로나19 환자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합병증 발병을 억제하기 위해 새로운 회복기 혈장치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해당 임상시험은 이번 분기 안으로 임상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FDA도 지난 9월 초 다시 성명을 통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회복기 혈장 사용을 권장하거나 반대할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편 국내에서는 GC녹십자가 지난 9월 개발 중인 코로나19 혈장치료제 ‘GC5131A’의 임상 2상 첫 환자 투여를 완료했고 전했다.
혈장치료제는 회복 환자의 혈장을 직접 투여하는 혈장 치료법과 달리 혈장내에서 필요한 항체만 추출해 의약품으로 만든 치료제다. 치료제 형태라 혈장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우수하다. 또한 코로나19 혈장 치료제의 경우 기존 동일제제 제품들과 생산방법이 같아 의약품 개발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도 있다.
jjs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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