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관 지명자, 사이비 교도 창시자와 함께 살았다"

양소리 2020. 10. 7. 12: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48)가 로스쿨 재학 시절 기독교 종교 단체를 만든 이와 함께 살았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배럿이 법대 재학 시절 '피플 오프 프레이즈(People of Praise)'라는 종교 단체 창시자인 케빌 라너핸의 집에서 공동 생활을 했다"며 "해당 단체는 신도의 삶을 장악하고,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를 주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결혼 전까지 신도들과 집단거주해
남편도 그곳에서 만난 것으로 추정
민주 "종교 자유..인준청문회서 다루지 않겠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사진)가 과거 비밀스러운 기독교 종교 단체 피플 '오브 프레이즈'의 창시자 집에서 신도들과 집단 생활을 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피플 오브 프레이즈는 남편을 '머리(heads)'로 부르며 강력한 가부장제의 복원을 주장하는 종교단체다. 2020.10.7.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방 대법관 후보로 지명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48)가 로스쿨 재학 시절 기독교 종교 단체를 만든 이와 함께 살았다는 사실이 폭로됐다.

6일(현지시간) 가디언은 "배럿이 법대 재학 시절 '피플 오프 프레이즈(People of Praise)'라는 종교 단체 창시자인 케빌 라너핸의 집에서 공동 생활을 했다"며 "해당 단체는 신도의 삶을 장악하고, 남성에 의한 여성 지배를 주장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1999년 남편인 제시 배럿과 결혼하기 전까지 그 집에서 산 것으로 파악된다. 가디언은 청구서 등 개인 우편물 수령 장소를 통해 이같은 정보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배럿이 거주했던 집은 침실이 9개인 곳으로, 총 몇 명이 그 집에서 함께 살았는지는 알 수 없다.

과거 이 단체에서 활동했다는 한 제보자는 "피플 오브 프레이즈의 신도들을 창시자 집에서 집단 생활을 하고, 신도들끼리 결혼을 한다"며 "이 전통은 지금도 잘 지켜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보자도 "신도의 연애와 결혼은 창시자가 결정한다"며 "그 전까지는 데이트도 하지 않는다"고 했다.

배럿 역시 창시자의 집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했다는 추정이 가능한 지점이다. 배럿은 그동안 '로스쿨에서 제시를 만났다'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

창시자의 아내인 도로시 라너핸은 "배럿이 과거 우리와 함께 살았다"고 가디언과의 통화에서 확인했다. 더 자세한 내용을 묻자 그는 "우리 인생에서 가장 좋은 시기였다고 말하고 싶다. 배럿은 정말 소중했다. 하지만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 건 불편하다"고 답했다.

도로시 라너핸은 '남편이 수년간 법대 학생들을 데리고 다녔다는 게 사실인가'라는 질문에 "이야기하지 않는 편이 좋겠지만, 사실이다. 수년 동안 그랬다"고 말했다.

배럿과 피플 오브 프레이즈가 관련이 있다는 보도가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P통신은 "피플 오브 프레이즈는 2017년 배럿이 상고법원 판사에 지명되자 그의 가족 사진을 비롯한 많은 자료를 대거 삭제했다"고 앞서 보도했다.

피플 오브 프레이즈는 남편을 '머리(heads)'라고 부르며 강력한 가부장제의 복원을 주장하는 종교단체다. 이들은 여성을 남성의 권위를 인정하고 엄격하게 복종하는 존재로 제한한다.

다만 배럿이 법조인으로서 상당히 고위직에 올랐으며, 그가 과거 "남편은 나보다 나은 요리사"라고 발언한 점 등을 미뤄보아 실제 신도들의 삶이 어떠한지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힘들다.

피플 오브 프레이즈는 결혼은 이성 사이에서만 가능한 제도이며 이를 통해 미래 세대를 안정적으로 꾸려나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들은 2014년 한 잡지에 글을 기고하고 "전통적인 결혼을 지지하는 건 아이들이 사회의 보살핌을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오래된 방법"이라고 했다. 배럿 역시 동성 결혼에 반대한다고 여러 차례 발언한 바 있다.

배럿의 사이비 신도설에도 미국 의회는 이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상원 의원들 역시 "배럿의 종교는 인사청문회에서 제기할 사안이 아니다. 개인의 믿음과 종교적 소속을 추궁할 필요는 없다"며 종교적 자유를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대법관이 된다면 배럿은 앞으로 40~50년 동안 나아갈 미국의 방향을 결정하는 사람이 된다며 결국 피플 오브 프레이즈의 사상이 미국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