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현장] 단단한 돌로 완성된 '불멸의 여성성'
[FunFun 문화현장]
<앵커>
단단한 돌로 여성성을 표현하는 전시가 열리고 있습니다. 전통 규방 가구를 대리석으로 만드는가 하면, 자갈의 이미지가 모여 여인의 사진을 완성합니다.
이주상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기자>
[경희궁_현재시대 / 11월 15일까지 / 갤러리 마리]
조선시대 대갓집 안방에 자리 잡고 있었을 듯한 3층 장입니다.
번쩍이는 옻칠과 영롱한 자개무늬가 화려한데, 실제로는 단단한 대리석입니다.
검은 대리석을 정으로 쪼아 자개무늬를 만들고 경첩이나 문고리는 청옥을 깎아 붙였습니다.
녹색 대리석 2층 장은 자개 대신 달항아리를 품고 있습니다.
분홍과 암갈색 반닫이 등 여인네들의 규방 가구를 대리석으로 깎아내며, 작가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길을 떠올립니다.
[권창남/조각가 : 이 작품을 보면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또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 고향에 대한 생각, 이런 것들을 좀 느꼈으면 좋겠어요.]
조선시대 궁중의 머리장식과 함께 카리스마를 내보이는 여인의 사진은 옥돌과 몽돌의 모자이크입니다.
전통 차림 여인을 사진으로 찍은 뒤 점묘법 그림처럼 옥돌, 몽돌로 음영과 색채를 완성해 인화하는 것입니다.
기생 차림의 조선 여인 10명도 수천 개의 옥돌과 몽돌 조합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오랜 시간 구르고 굴러 둥글 동글해진 자갈은 단단함과 부드러움을 동시에 지닌 전통 여인의 아름다움입니다.
[우종일/사진작가 : 변해간 시간에 시간과 역사가 담겨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굉장히 경이로운 소재가 된 것 같아요.]
여성 가구의 온화함과 여성 자체의 아름다움이 돌의 견고함과 영속성을 통해 불멸의 여성성으로 승화됐습니다.
이주상 기자joos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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