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기 "데뷔 20년차, 지난날에 60점 이상 매기고 싶어요" [인터뷰]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2020. 10. 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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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이준기, 사진제공|나무엑터스


배우 이준기가 또 한 번 숨을 고른다. 케이블채널 tvN 월화극 ‘악의 꽃’을 성공리에 끝내고 휴식에 들어간다. 데뷔 20년차, 참 한결같다. 이변이 없는 한 매년 한 편씩 작품을 해온 그다.

“그동안 참 열심히 살아오긴 했다는 생각은 많이 해요. 당연히 아쉬움도 있죠. 하지만 작은 점들이 모여 하나의 선을 이루는 것처럼 제가 열심히 살아온 순간들이 지금의 이준기라는 사람을 있게 해준 거니까요. 허투루 사는 삶이란 없다고 생각해요. 다 그만한 가치가 있는 시간들이고, 앞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큰 힘이 돼죠.”

지난 2001년 연예계에 발을 들인 뒤 꾸준하게 달려온 시간들을 자평한다면, 몇 점을 줄 수 있을까.

“지금까지 삶을 점수를 매긴다면 60점 이상은 되지 않을까요. 나머지는 앞으로 더 채워나가고 싶어요. 그만큼 만들어가고 도전해 나가야할 나날이 많잖아요.”

이준기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서면 인터뷰에서 ‘악의 꽃’을 종영한 소감부터 두번째 호흡을 맞춘 문채원에 대한 신뢰, 40대를 앞둔 마음가짐 등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tvN ‘악의 꽃’ 속 이준기와 문채원.


■“문채원, 인생 얘기 나누는 사이…멜로 호흡 만족스러워”

그는 극 중 연쇄살인마의 아들 ‘도현수’라는 과거를 숨기고 신분을 바꾼 금속공예가 ‘백희성’으로 분해 문채원과 애틋한 로맨스부터 스릴 가득한 액션까지 소화해냈다. 특히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인물의 특성 때문에 표현에 상당히 공을 들였다는 그다.

“작은 표현부터 리액션 하나하나가 씬 자체에 큰 힘과 설득력을 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저 혼자 연구하고 고민한다고 되는 부분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감독, 작가를 비롯한 현장에서 저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카메라 감독까, 그리고 배우 하나 하나와 계속해서 서로의 생각들을 나눴어요. 자칫 잘못하면 너무 뻔하거나 단조롭게 표현돼 ‘도현수’란 인물이 단순한 무감정 싸이코패스로만 보여질 수 있었기 때문에 디테일한 부분에 더 신경을 쓰고 집중했었죠.”


상대역 문채원은 2017년 방송된 tvN ‘크리미널 마인드’ 이후 ‘부부’로 재회했다.

“사실 이번 작품을 고민하기 전에도 몇 번 만나 각자 고민중인 작품 이야기라던지 인생이야기들을 나누곤 했어요. ‘악의 꽃’을 결정하기에 앞서 고민이 많았을 때도 문채원이 ‘오빠가 충분히 매력적으로 만들 수 있는 캐릭터’라고 이야기해줘서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죠.”

두번째 만났지만 멜로 연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럼에도 현장 호흡이 찰떡이었다고 자랑했다.

“문채원이 가진 멜로의 힘은 남달라요. 정말 사랑스럽다가도, 애틋하고, 또 슬프도록 처연할 때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함께 그려나갈 연기 합이 기대가 됐죠. 이전부터도 함께 멜로를 해보고 싶다는 연기적인 욕심이 있었는데, 감사히 이번 작품에서 만들어갈 수 있었어요. 다만 연애할 때와 같은 소소하고도 행복한 일상들을 더 찍어봤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너무 절절하기만 한 멜로의 비중이 컸기 때문에요. 하하. 하지만 함께 만들어 나간 멜로 호흡은 정말 만족스러웠어요. 서로가 서로를 채워주는 좋은 연기 합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에너지 있다’고 평가 받고파”

2005년 영화 ‘왕의 남자’서 공길 역을 맡으면서 그에겐 ‘꽃길’이 펼쳐졌다. 국내 활동 뿐만 아니라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한류스타’로서 이름을 떨쳤다.

“지금까지 달려올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저의 가치를 인정해주고 사랑해주시는 팬들이에요. 지치거나 힘들 때면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정말 큰 에너지가 되거든요.”

권태기가 올 법도 할 긴 시간이었지만 스스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생각하면 대부분 촬영 현장을 즐길 수 있었다는 그다.


“작품을 할 때 모든 사람들이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현장에 나가요. 그렇게 함께 열정을 가지고 공동의 창조물을 만들어가는 행위 자체가 저에게 즐거움이고 행복이죠. 할 수 있는 한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좋은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즐기자는 게 저의 원칙이자 가치예요. 그러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성장하고 많은 걸 얻더라구요. 제가 성장하고 잘 되는 것보다는 제가 꿈꾸는 것들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다는 충만함과 행복감이 더 중요하니까요.”

내년이면 40대에 접어든다. 그가 기대하는 앞으로의 그림을 물었다.

“‘참 저 친구는 꾸준하다, 성실하다, 좋은 에너지가 있다, 그의 작품을 통해 많은 것을 느끼고 얻는다’란 소릴 듣고 싶어요. 그래서 ‘좋은 배우’라고 기억되었으면 좋겠어요. 이번 작품에도 ‘이런 배우가 있었다는 것을 이제 알아 미안합니다’라는 댓글이 달렸는데, 그런 반응들이 참 행복하더라구요. 나이가 들어도, 오래오래 연기해도 계속 궁금한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 궁금증의 바탕에는 믿음이 있는 배우여야겠죠. 그렇게 뚜벅뚜벅 성실하게 배우 생활을 이어나가고 싶어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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