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가리는 주상복합..법원 "층수 낮춰 지으라"

민경호 기자 2020. 10. 5. 08: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상업지역에 건축 허가를 내줄 때는 주거 지역과 달리 일조권을 따지지 않는데요, 최근 한 상업지역에 짓고 있는 고층 주상복합 아파트가 이웃의 일조권을 침해하게 되자 층수를 낮춰서 지으라는 법원의 결정이 나왔습니다.

민경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부산 부산진구에 있는 한 아파트 단지입니다.

정남향 바로 앞 일반상업지역에 최근 주상복합 아파트 공사가 한창입니다.

최고 49층 높이로 지어질 예정인 신축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 현장입니다.

기존 아파트와는 가깝게는 43미터, 가장 멀게는 100미터가량 떨어져 있습니다.

[홍정훈/기존 아파트 주민 : (지금은) 하루 종일 해가 들어오거든요. 그런데 이제 건물이 남향 쪽으로 들어서게 되면 오후에는 전혀 받을 수 없다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결국 아파트 주민이 시행사를 상대로 공사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소송을 냈고, 법원이 아파트 주민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기존 아파트 단지에는 평소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최소 3시간 볕이 들었는데, 주상복합 아파트가 완공되면 심하게는 하루 19분밖에 볕이 들지 않는 가구도 생길 정도로 일조권이 크게 침해받는 것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법원은 주상복합 일부 동 높이를 설계 도상 최고 49층보다 크게 낮춰 13층에서 20층 정도로만 지으라고 결정했습니다.

[이승태/변호사 (기존 아파트 주민 측 대리) : 일조 침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최소한 했어야 한다는 것이고요,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에 대한 배려, 설득, 설계변경 같은 대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업지역 건축물은 건축 허가를 내줄 때 일조권 침해 여부를 따지지 않기 때문에 구청은 주상복합건물 허가 과정에는 문제는 없었다는 입장.

주민의 일조권과 시행사의 사업권을 둘러싼 갈등은 본안 소송을 통해 최종 결론이 나올 걸로 보입니다. 

민경호 기자ho@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