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發 기술유출②]'인재 블랙홀' 中 천인계획..미국은 어떻게 대처했나
방첩 강화 통한 비자거부·휴스턴 중국대사관 폐쇄로 맞서는 미국

(서울=뉴스1) 김승준 기자,조소영 기자 = 한국과학기술원(KAIST·카이스트)의 이 모 교수가 중국의 해외 고급인재 유치 프로젝트인 '천인계획'에 포섭돼 국가핵심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앞서 2018년 미국 제너럴 일레트릭(GE)의 수석 기술자 한 사람이 회사의 기술 기밀을 훔쳤다는 혐의로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그도 중국의 천인계획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상원에 2019년 제출된 '미국 연구 산업의 위협: 중국의 인재 유치 계획' 보고서에서 뉴스를 인용해 소개한 사례다.
중국의 인재 양성 정책 '천인계획'을 비롯한 과학·기술 인재 확보 정책은 선진국에 인재를 보내 성장시키거나 외국의 인재를 유치하는 전형적인 '추격형 성장전략'으로 간주됐다. 표면적으로는 학술 교류·초빙 등의 합법적인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인재 블랙홀' 중국의 공격적 행보에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도 비상이다.
◇산업 기술 중심의 유출 방지책을 뚫고 들어온 '천인계획'
미국은 기존에도 기술유출 방지 체계가 있었다. 경제스파이방지법, 미국 대통령이 국가 안보에 위협이라고 판단된다면 외국 업체의 투자를 제한하거나 기업 인수를 막을 수 있는 엑손 폴리오 법을 도입해서 산업 측면의 기술 유출을 제한했다. 또한 2002년에는 방첩활동강화법을 통해 국가방첩관실(ONCIX)를 중심으로 중앙정보국(CIA)·FBI·법무부·국방부·국무부·에너지부 등의 방첩 역량을 모아 기술유출에 대응했다.
최근 문제가 되는 기술 유출은 인적교류·연구자 초빙과 같이 쉽게 구분할 수 없는 형태로 이뤄졌다. 보고서에서는 중국공산당이 첨단 연구·기술에 관련된 2017년 기준 약 7000명의 연구자를 모집하는 데 이미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2020년 호주의 싱크탱크 호주 전략정책 연구원(ASPI)에서는 전 세계에 퍼진 중국의 인재 모집 거점이 약 600개며, 미국에는 가장 많은 146개가 있는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다.
천인계획의 일부 참여자들은 중국기관에 대한 고용·연구 경력·천인계획 참여 사항을 숨기도록 하는 계약에 서명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분석이다. 이 조항으로 인해 미국의 행정기관·연구기관들이 지원자가 천인계획에 속했는지 알 수 없었다. 안보에 직결된 연구는 미국 정부가 기존 체계로 보호할 수 있었지만, '투명한 공개와 검증'이 기본인 기초 연구에서는 각종 노하우와 지식을 보완하기 어려운 허점이 있었다.
여러 경로로 중국으로 흘러간 정보로 소위 '그림자 연구소'가 운영됐다는 점도 보고서에서 지적됐다. 완성된 연구·개발 기술이 아니라 기자재와 사용 시료 등부터, 연구 중간의 시행착오 정보를 획득해 비슷한 연구를 효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그림자 연구소'의 주된 기법이다. 미국에서 진행 중인 첨단연구와 비슷한 연구를 수행해 기술을 따라잡으려는 시도가 이뤄진 것이다.
미국이 천인계획을 둘러싼 의심을 키우게 되는 정황 중 하나는 중국의 '천인계획 지우기' 시도다. 2018년 미국의 조사 활동이 시작되자 천인계획에 관련된 온라인 자료·흔적이 사라졌다. 예를 들어 중국 시안 지역의 이공계 명문 연구대학인 NPU(Northwestern Polytechnical University)의 고급 인재 유치 프로그램 소개에는 2018년 9월까지 천인계획(Thousand Talent Program)이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2019년에는 삭제됐다. 또한 천인계획이라는 표현을 통제하려는 것으로 보이는 중국 정부발(發) 추정 문서가 나오기도 했다.
◇경계 태세 높여 솎아내는 미국
미국은 이러한 상황인식을 가지고 백악관의 과학기술정책실(OSTP)을 중심으로 2019년 5월부터 기술 유출에 관련된 각종 기관들의 업무를 조정하고 협력을 강화해나가기 시작했다.
미국 정부의 노력은 방첩과 기관간 정보 교류 강화를 통한 '솎아내기'로 나타나고 있다. 올해 5월29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군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한 중국인 유학생과 연구원 1000여명의 비자를 취소하는 포고령을 내렸다. 2019년 기준 미국대학에 등록된 중국 유학생의 총 규모는 약 37만명이다. 또한 7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지적재산권 침해 정황이 나왔다며 폐쇄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7월7일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에서 "현재 조사 중인 약 5000건의 방첩 사건 중 절반은 중국 연관이며, 최근 10년간 중국연계 산업스파이 사건이 1300%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일본은 올해 일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국 산하에 경제반을 설치하고 기술 유출을 포함한 경제안보 강화에 나서기 시작했다.
seungjun24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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