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전두환 결심공판..故조비오 신부 유족 "최고 형량 선고를"
회고록서 고 조비오 신부 비난한 혐의
"헬기사격 목격" "없었다" 증언 엇갈려
유족 "위증으로 광주시민 2·3차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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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고록서 "가면 쓴 사탄" "거짓말쟁이" 등 주장
5·18 당시 신군부 측의 헬기사격을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89) 전 대통령에 대한 결심공판이 5일 광주에서 열린다.
광주지법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의 결심공판을 이날 오후 2시 201호 법정에서 진행한다. 전 전 대통령은 2017년 4월 펴낸 자신의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해 온 조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주장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전 전 대통령은 법원의 불출석 허가를 받아 지난 5월 이후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고 있다.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 심리로 열리는 재판에서는 검찰 구형과 변호인의 최후 변론 등이 진행된다. 앞서 재판부는 지난달 21일 열린 재판에서 "10월 5일 증인신문과 함께 최종 의견 진술을 청취하겠다"며 "(결심) 공판이 끝나면 선고 기일을 정하겠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재판에서도 헬기사격을 부인했다. 전 전 대통령 측 정주교 변호사는 "지난 2년 동안 누구보다 헬기사격 기록을 많이 읽어 왔지만, 아직도 (5·18 헬기사격에 대한) 정황을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날 재판이 열린 지난달 21일은 조 신부의 선종 4주기 추모식이 열린 날이기도 했다.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추모식 후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두환 측은 고인에 대한 사자명예훼손 재판이 마무리 단계인데도 광주시민에게 저지른 만행에 대해 일말의 가책도 느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조 신부는 또 "전두환 측은 5·18의 참상을 목격하고 피해를 본 사람들의 증언은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몰고 자신들의 위증만 신빙성을 주장한다"며 "광주시민들은 이 재판에서 나온 위증으로 또다시 2·3차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재판은 80년 5월 당시 헬기사격이 있었는지가 핵심 쟁점이다. 사자명예훼손죄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점이 인정돼야 성립되기 때문이다. 사자명예훼손죄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5·18 당시 헬기사격을 둘러싼 증언은 엇갈린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나온 80년 당시 간호사·학생·시민 등은 "광주 시내에서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반면 군 관계자 등은 "일부 무장헬기가 출동했지만 사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11일 첫 공판기일부터 5·18 당시 헬기사격을 줄곧 부인해왔다. 지난 4월 27일 법원에 출석한 그는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재판부 물음에 "내가 알고 있기로는 당시에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광주광역시=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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