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심상정·노회찬은 없다..이제 당이 커야" 청년정의당의 도전

이해진 기자 2020. 10. 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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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와 부대표 선거에 가려졌지만 이번 정의당 당직 선거에서 처음으로 뽑은 지도부가 있다.

바로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다.

청년정의당은 독일의 기독교민주당(기민당)과 사회민주당(사민당) 등 주요정당이 별도 조직한 '청년당'과 같은 기구다.

강 위원장은 "청년정의당이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공간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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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300 티타임]강민진 청년정의당창단준비위원장
(서울=뉴스1) 김명섭 기자 = 강민진 정의당 대변인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자유한국당의 비례자유한국당 등록 추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0.1.2/뉴스1

대표와 부대표 선거에 가려졌지만 이번 정의당 당직 선거에서 처음으로 뽑은 지도부가 있다. 바로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이다. 강민진(24) 전 정의당 대변인이 선출됐다. 청년정의당은 독일의 기독교민주당(기민당)과 사회민주당(사민당) 등 주요정당이 별도 조직한 '청년당'과 같은 기구다. 20대인 강 위원장이 한국판 청년당의 설계를 맡았다.

강 위원장은 중학교 자퇴 후 십대 때 학생인권 조례 주민 발의운동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정의당 대변인으로 임명되면서 본격 정치계에 입문했다. 기성정당에서는 흔치 않은 20대 대변인으로 당의 입을 맡았다. 지난 4·15 총선 때는 만 25세 이상부터 공직에 출마할 수 있도록 한 공직선거법에 걸려 출마가 무산되자 헌법소원을 냈다.

1995년 4월17일 새벽 1시에 태어난 강 위원장은 "단 한 시간이 모자라 총선에 출마할 자격을 잃었다"며 "(현행 공직선거법은) 이십대 청년 절반의 출마를 가로막는 악법"이라고 했다. 올드(old)한 한국 정치판에 조금씩 청년 정치의 길을 내려 노력해온 것이다.

강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인터뷰에서 "정의당에 포스트 심상정, 포스트 노회찬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운동 전설들에 기대왔던 지난 20년의 진보정당의 시대는 저물어간다는 현실 판단이자 이제는 인물이 아닌 정의당 스스로가 성장해야 한다는 각오다. 강 위원장은 "청년정의당이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는 공간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강 위원장과 일문일답.

-청년정의당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되나.
▶청년 당원들이 스스로 결정하고 운영하는 독립된 당내 기구다. 청년 문제에 대안을 제시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독일 사민당과 기민당의 경우 청년당이 본 정당과 결이 다른 목소리를 내기도 하면서 오히려 본정당을 견인한다. 청년정의당에는 장혜영, 류호정이란 2명의 청년 국회의원이 있기도 하다. 당 지도부에 구속받지 않고 자체적인 기조를 갖고 입법활동과 정치활동을 할 것으로 본다. 청년들의 불완전노동, 기후변화, 사회다양성 분야 등에서 의제를 발굴하려 한다.

-청년 정치인을 가로막는 우리 사회의 벽이 있다면 무엇이라 생각하나.

▶피선거권 문제를 비롯한 제도적인 문제도 있고, 돈 있는 사람이 정치 하기 좋은 경제적 불리함도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세대 청년들이 정치세력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파편화 돼 있다는 것이다. 선배 세대에게는 민주화 운동, 학생운동이 있었지만 우리 세대는 상황이 다르다. 그렇다고 그때의 청년들은 절박했고, 지금 청년들은 절박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지금 청년들은 갈수록 극심해지는 노동 불평등, 기후 위기, 차별과 혐오로 인해 그 누구보다 삶이 절박하다. 하지만 변화를 꿈꾸고 외치는 것이 너무나 많은 회의론과 마주해야 하는 세대기도 하다. 청년정의당이 이들 청년이 정치에 참여하는 가장 일상적인 선택지가 되게 하겠다.

-정의당에 포스트 심상정, 포스트 노회찬이 없다는 평가가 나오는데

▶포스트 심상정, 포스트 노회찬은 더는 없을 거라고 본다. 정의당의 역사는 8년이지만 진보정당 역사는 20년이다. 20년 동안 우리 진보정당이 심상정과 노회찬이란 걸출한 인물을 키워냈다. 하지만 당은 그만큼 성장했는가를 되돌아보면 아니다. 이제는 특정인물이 아니라 정의당으로서 존재감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이 맥락에서 청년정의당은 집단적 성장을 도모하고 '함께 크는 리더십'을 지향해야 한다.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 산회 뒤 정의당 류호정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9.1/뉴스1

-일각에서는 정의당이 '페미당'이 되는 것이 '문제'라고 진단한다. 반면 2030 여성층은 자신을 대변해줄 정당으로 정의당을 택하기도 한다. 새 지도부로서 정의당은 페미니즘(Feminism)에 대해 어떤 선택을 해야한다고 보나.

▶'무엇이 우선이고 무엇이 나중이다' 없이 다양한 주체들의 요구를 각각 세력화하는 것이 정의당의 성정전략이라고 본다. 정의당은 기울어진 우리 사회에서 노동자를 위한 당이기도 하고, 여성을 위한 당, 영세자영업자를 위한 당, 성소수자를 위한 당이기도 하다. 각자의 삶을 억누르는 장벽들을 함께 극복해나가는 것(연대)이 우리 사회에서 불리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가장 좋은 전략이자 정의당에게도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정의당이 페미니즘 이슈를 껴안을 때마다 탈당하는 당원들도 있다.

▶탈당의 맥락과 사유는 당원마다 다양하기에 하나로 일축해 말하긴 어렵겠다. 다만 고(故)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에 있어 우리당 의원들이 피해자 편에 서서 피해자를 대변하는 목소리를 냈던 것은 정의당 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당에서 이와 같은 일로 논쟁하고 논의해야 할 일 있을 때는 충분히 숙의의 과정이 원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현안 발생 시 정의당은 논평 내기에 그치고, 대안제시가 약하다는 평가가 있는데

▶거대양당에 대해 특히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정의당 논평이 주목 받는 반면 정의당이 주도하는 의제는 언론 보도나 이슈화 되기가 어렵더라. 그럼에도 정의당이 논평쓰는 당이 아니라 법문 쓰는 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당이라면 당연히 그래야 한다. 우리는 논평 하려고 정치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정치한다. 거대 양당이 아닌 정의당이 주도하는 현안과 의제를 1년에 몇 번만이라도 만들어내 정의당이 존재하는 이유를 국민에게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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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진 기자 realsea@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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