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총지배인에서 해외주식 유튜버로..3달만에 10만명 구독 비결은

구유나 기자 2020. 10. 2. 13:2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쪽박과 대박 오가는 주식 유튜브⑤]'미국주식으로 은퇴하기' 최철 노보텔·이비스스타일 총 지배인

[편집자주] 주식 유튜브 전성시대다. 초보 개인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유튜브를 통해 투자정보를 얻으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인기 유튜버들은 순식간에 월 1000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도 번다. 누구나 카메라만 있으면 유튜버가 될 수 있다. 오히려 전문투자자가 아니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들과 눈을 맞추고 대화할 수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예전보다 많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러나 ‘입담’을 무기화한 주식 엔터테이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주식 유튜브의 세계를 조명해본다.


지난 20년간 호텔이 전부였던 총 지배인에게 코로나19(COVID-19)는 삶을 송두리째 바꾸는 경험이었다. 그는 기약없이 문을 닫은 호텔 대신 '유튜브'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미국주식으로 은퇴하기'(이하 '미주은')는 해외주식 초보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채널이다. 외신과 재무제표 등 다양한 자료를 활용한 기업 분석이 특징이다. 지난 6월15일 채널을 개설한지 3개월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지금은 11만5000여 명이 채널을 구독하고 있다.

이 유튜버의 정체는 호텔리어 경력 20년의 최철씨(47)다. 인도네시아에서 프랑스 아코르 계열 호텔 '노보텔'과 '이비스스타일' 두 개의 호텔을 총괄하는 총 지배인이다.

최씨가 한양대학교 관광학과 3학년에 재학하던 중 IMF가 터졌다. 국내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아 해외로 떠나야했다. 이후 미국에서 1년, 영국에서 9년, 말레이시아에서 1년 생활을 거쳐 인도네시아에서 7년째 거주 중이다.

호텔 총 지배인은 어떻게 성공한 해외주식 유튜버가 된 걸까. 머니투데이는 지난 21일 인도네시아에 거주 중인 최씨와 서면 인터뷰를 진행했다.

-유튜브를 하게 된 계기는.

▶'미주은'이 첫 유튜브는 아니다. 2012년 'KHotelier CC'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 호텔 경영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해왔다. 호텔리어로서 총지배인이라는 직책이 어떻게 보면 종착역처럼 느껴졌기 때문에, 또다른 목표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유튜브를 시작한 것이다.

'미주은'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좀 다르다. 코로나19로 인해 지난 3월부터 근무하던 호텔이 영업을 중지하면서다. 임직원들과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월급의 80%도 자진삭감했다. 자유시간을 활용해 금전적인 어려움을 해결해보자는 취지에서 시작하게 됐다.

-주식투자는 언제부터 시작했는지.

▶마찬가지로 월급이 크게 줄면서 주식투자에 진지하게 임하기 시작했다. 그 전에는 어떠한 투자철학도, 기업 분석을 위한 노력도 없이 단타 매매 위주로 했었다. 지난 20년 동안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4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미국주식 위주였다.

-3개월만에 구독자 10만 명이 넘었다.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첫 번째는 "어떤 컨텐츠가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끌지"가 아니라 "내가 다른 유튜버보다 잘 만들 수 있는 컨텐츠가 무엇일지" 먼저 고민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업 분석을 골자로 하는 '주식분석끝판왕'과 '미국주식 배틀 끝판왕' 등의 콘텐츠가 탄생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인생의 가치를 훼손해가면서까지 성공하진 말자는 다짐이다. 유튜브에도 투명성, 진정성, 그리고 소통이라는 인생의 원칙들을 그대로 적용하고자 했다. 예를 들면 영상을 꾸준히 올리며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영상의 시작과 끝에 소통 멘트를 추가해 항상 구독자들과 인간적인 교감을 갖고자 하는 것도 그 일환이다.

-기업 분석이 꽤나 자세한데.

▶나는 주식이나 경제 전문가가 아니다. 하지만 기업의 비즈니스 분석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해온 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신이 있다. 호텔 총지배인의 역할 중 가장 큰 부분이 호텔의 매출 향상과 비즈니스 모델 개발이라는 점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6년 전 총 지배인으로 승진하기 전에는 호텔의 매출과 시장 점유율을 분석하고 적정 판매가를 결정하는 레비뉴매니저 일을 오랫동안 했었다.

-나만의 투자 원칙이 있다면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위해서는 반드시 자신만의 투자 철학과 원칙이 확립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장기투자를 결정한 이후로 다음과 같은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첫째, 시장 지수에 투자하지 말고 기업에 투자하자
둘째, 미래 지향적인 산업군에 투자하자
셋째, 해당 산업군의 일등 기업 또는 장차 미래가 될 기업에만 투자하자
넷째, 시장 변동성에 매도하지 말고 매수하자
다섯째, 투자기업 그리고 관심기업의 실적과 사업 현황을 끊임없이 확인하자.

-현재 유튜브에서 초기 자본 5000만원, 매월 300만원 추가 납입, 15년간의 투자로33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계획을 세우게 된 계기는 무엇인지.

▶33억원의 목표액을 먼저 설정한 것이 아니다. 초기자본, 월 투자액, 투자 기간을먼저 설정한 후 목표 수익률을 20%로 설정한 결과 도출된 금액이 33억원이다.

목표 수익률은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리턴을 안겨준 'QQQ' 라는 나스닥지수 ETF(상장지수펀드) 수익률을 참고했다. 과거 10년 동안 QQQ 의 총수익률은 배당수익을합쳐서 21%가 넘는다. 예전과 같은 꾸준한 상승장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지만,미래지향적 산업군의 1등 기업들에만 투자한다면 가능한 수치라고 생각한다.

-비전문가로서 주식 유튜브를 운영하기 부담되진 않나.

▶비전문가라서 특별히 힘들다고 느끼는 점은 없다. 오히려 구독자와 같은 눈높이에서 주식투자를 바라보며 함께 공부하고, 고민하고, 정진할 수 있어 좋은 점이 더 많다. 다만 가끔식 특정 종목의 주가변동이나 폭락의 정확한 시점 등을 예측해달라고 하는 분들이 있어서 난감할 때가 있다.

-국내에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해외에서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좀 다르지 않나.

▶아무래도 가장 큰 차이는 정보력이다. 미국 현지에 있는 사람과 비교했을 때 정보력 차이를 느낄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그래서 '미주은' 영상과는 별도로 커뮤니티 채팅창을 통해 미국 현지 소식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구독자 연령대와 유튜브 수익은 어떻게 되는지.

▶구독자 연령대는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가장 많은 연령대가 45~54세, 그 다음이 35~44세다. 25~34세도 20% 정도 되고, 55세 이상도 25%가 넘는다.

항간에 떠도는 유튜브 수익 계산법이 있다. 구독자 수가 10만 명이면 월 수입 1000 만원, 구독자 수가 5만 명이면 500만원, 이런 식이다. '미주은' 채널도 이런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영상이 거의 매일 올라오는데. 어떻게 작업을 하나.

▶먼저 7~8개의 주식 관련 웹사이트를 섭렵하면서 자료를 취합한다. 이 과정에서 20~30개 정도의 현지 기사를 읽는다.

영상 작업은 하루 3번에 나눠서 한다. 새벽 4~5시쯤부터 스크립트(대본) 작업을 한다. 파워포인트 기준 40~60장 정도의 슬라이드를 약 3시간 동안 만든다. 스크립트를 바탕으로 40~50분 동안 녹화를 한다. 주중에 출근할 때는 점심 식사를 10분만에 마치고 사무실 문을 걸어 잠그고 한다. 그러고 나서 오후에 짬이 날 때마다 영상편집을 해서 저녁 늦게 영상을 업로드한다.

-영상 편집은 본인이 직접 하는지.

▶그렇다. 솔직히 말해 영상 편집이 제작 과정 중에 가장 고통스러운 작업이다. 영상 녹화 시간의 3배 이상을 투자해야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나온다. 계속 하다보면 편집 기술이나 속도가 조금씩 향상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유튜브 운영 계획은.

▶'미주은' 구독자들과 15년 동안 함께 할 것을 약속했다. 미국주식 투자를 채널의 기본 주제로 유지하되 나중에는 성공적인 은퇴생활을 위해 필요한 내용을 다룬 컨텐츠로 확장하는 방향을 구상 중이다.

당장은 미국주식에 모든 열정을 쏟아붓고 싶다. 기회가 된다면 미국 기업의 투자관리 부서와 직접 소통한 내용을 가지고 영상을 기획해 볼 계획이다. 다루고 싶은 내용이 너무 많다. 문제는 1인 미디어가 가진 시간과 에너지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구독자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에 '미주은' 유튜브를 운영하면서 내가 운이 좋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됐다. 매일 짬을 내서 '미주은' 구독자들의 응원 댓글을 읽는 그 시간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다. 구독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유튜브 이름처럼 은퇴 준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채널로 성장 시켜 나가겠다.

[관련기사]☞ '가짜사나이2' 오현민, 한밤 훈련 중 눈부상…불명예 퇴소'일본의 김태희' 이시하라 사토미, 비연예인 남성과 결혼세금 못내서…공매시장에 풀리는 한강변 고가주택"수지도 양준일도 신었다"…'족발 신발' 치명적 매력 뭘까 내가 좋아하는 초콜릿, 애완견엔 치명적?
구유나 기자 yunak@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