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쾌감' 느꼈다는 어느 자동차 회사 보도자료 논란

박서연 기자 2020. 9. 30.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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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대표 카허카젬) 홍보실이 언론사 기자와 프리랜서 기자, 유튜버 등을 대상으로 신차 출시 시승기 행사를 치르면서 '시승기 보도자료'를 배포해 논란이 일었다.

한국GM 홍보실은 29일 미디어오늘에 "기자가 느끼는 감정까지 시승기 보도자료에 쓴 게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저희가 미숙했던 점은 이런 자료를 원하는 분에게만 제공했어야 했는데 자동차를 오래 담당한 시니어 기자분들에게까지 보내지면서 논란이 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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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 홍보팀 "시승기 보도자료는 배포해본 적이 없다. 이례적인 일" A매체 "회사의 불찰"…지난 26일 기사 삭제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한국GM(대표 카허카젬) 홍보실이 언론사 기자와 프리랜서 기자, 유튜버 등을 대상으로 신차 출시 시승기 행사를 치르면서 '시승기 보도자료'를 배포해 논란이 일었다. 체험 후 주관이 들어가야 하는 시승기를 기업이 직접 써서 보냈다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였다.

이런 가운데 A언론사는 한국GM 홍보실이 써준 자료를 그대로 베껴 기사화해 해당 기사를 삭제하기도 했다.

A매체 관계자는 미디어오늘에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껴서 낸 게 맞다. 데스킹 과정에서 꼼꼼히 확인하지 못한 저의 불찰이다. 담당 기자에 대해 강력 경고 조치를 했다"고 밝혔다. A매체는 지난 26일 기사를 삭제했다.

▲ A매체 보도 화면.

한국GM는 지난 15일 "오프로드 정복한 '리얼 픽업트럭',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시승기"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한국GM은 신차의 재원, 스펙, 사양 등을 설명할 뿐만 아니라 구체적이 느낌까지 보도자료에 담았다.

"내리막길에서 자동으로 적절한 제동력을 발휘하는 이 기능을 통해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안정적으로 경사를 내려올 수 있었다." "앞바퀴와 뒷바퀴 자리에 번갈아 가며 바퀴가 전부 잠길 정도의 깊은 구멍을 통과하는 코스로, 좌우 앞바퀴 한쪽과 대각선 방향 뒷바퀴 한쪽으로만 지탱하며 탈출해야 하기 때문에 콜로라도의 오프로드 탈출 능력과 서스펜션을 시험할 수 있었다." "일반 승용 모델이라면 구멍에 바퀴가 걸려 나올 수 없었겠지만, 콜로라도는 여유롭게 균형을 잡으며 범피 로드 구간을 빠져나왔다." "도강 코스는 정통 픽업 트럭이나 오프로드 전용 모델이 아니라면 도전하기 조차 어려운 곳들로, 물길을 헤쳐나갈 때의 짜릿한 쾌감은 평소엔 느낄 수 없던 경험이었다." (한국GM이 배포한 시승기 보도자료 일부)

삭제 전 A매체 보도를 보면 위 내용을 포함해 보도자료 전체 내용을 모두 베꼈다.

한국GM 시승기 보도자료 배포 이후 언론계에서는 비판이 나왔다. 자동차 프리랜서 기자 한아무개씨는 자신의 SNS에 "자동차 회사가 써서 주는 시승기는 오랜만에 보네요. 이거 예전에 현대기아가 몇 번 했다가 말 좀 나왔죠. 이걸 2020년에도 볼 줄이야"라고 썼다.

이후 자동차 담당하는 기자들 사이에서도 한국GM의 시승기 보도자료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자동차 출입 기자 A씨는 "시승기 보도자료는 처음 받아본다. 자동차 홍보팀에서 배포하는 통상적인 보도자료와는 확실히 달랐다. 보도자료는 '느낌' 같은 것까지 써서 배포하진 않는다. 기자 개인이 느끼는 감정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시승기 보도자료를 보고 감정이 좀 상한 분들이 따로 항의한 것 같다"고 말했다.

동종업 홍보팀도 시승기 보도자료 배포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B 홍보팀 관계자는 29일 미디어오늘에 "시승기 보도자료는 배포하지 않는다. 시승기는 주관이 들어가는 기사다. 그동안 한국GM도 시승기 보도자료를 배포하지 않은 것으로 아는데, 갑자기 한 걸 보면 누군가 판단을 달리한 것 같다"고 전했다.

▲한국GM이 지난 15일 기자들에게 보낸 메일.

결국, 한국GM 홍보실은 기자들에게 사과했다. 한국GM은 지난 15일 메일을 통해 "금일 오전 배포한 참고자료와 관련 진행상 미숙한 점이 있었던 점 사과한다. 15일 오전 "오프로드 정복한 '리얼 픽업트럭',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시승기"라는 제목으로 전달 드린 자료는 시승 기사에 익숙치 않은 일부 기자분들의 이해를 돕고, 기사 작성에 참고하시라는 차원에서 작성된 자료였다"고 밝혔다.

한국GM은 "요청하는 매체에만 시승 후 참고 차원에서 보내드려야 했음에도, 내부 실수로 시승이 예정된 매체 기자분들에까지 자료가 제공된 점 송구하다. 더불어 모범 시승기라는 단어 사용도 적절하지 않았다. 받으신 자료는 참고자료로 이해해 달라"며 "다음부턴 이런 일 없도록 할 것이다. 불편 끼쳐드린 점 너른 마음으로 헤아려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한국GM 홍보실은 29일 미디어오늘에 "기자가 느끼는 감정까지 시승기 보도자료에 쓴 게 문제라는 지적이 있었다. 저희가 미숙했던 점은 이런 자료를 원하는 분에게만 제공했어야 했는데 자동차를 오래 담당한 시니어 기자분들에게까지 보내지면서 논란이 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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