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도박 파문, 짧은 자숙→이른 복귀가 만든 낮은 경각심 [ST이슈]

김샛별 기자 입력 2020. 9. 30. 17: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탁재훈 이종원 / 사진=티브이데일리 DB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연예계의 연이은 불법 도박 파문이 또다시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켰다. 이 가운데 물의를 빚은 연예인들의 짧은 자숙과 이른 복귀 시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유튜버 김용호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탁재훈, 변수미, 이종원, 승리 등이 상습적으로 원정도박을 했다고 폭로했다.

탁재훈은 필리핀 정킷방에서 대놓고 도박을 했으며, 이종원 역시 정킷을 이용했다고 밝혔다. 승리는 필리핀 VIP룸 등 전세기를 타고 다니며 도박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변수미는 도박 중독이며 현재 도박 빚을 갚기 위해 필리핀 현지 에이전트로 활동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이종원은 필리핀에 가긴 했지만, 도박 목적이 아니었으며 기계 도박을 몇 번 하긴 했지만 일회성에 불과하다는 취지의 애매한 입장을 내놓았다. 반면 탁재훈은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김용호가 증거 영상 중 한 장면을 공개하며 재차 의혹을 제기하자 이후 이틀째 어떠한 입장도 내놓지 않은 채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9월에만 벌써 6명의 연예인이 불법 도박 의혹에 휩싸였다. 앞서 14일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따르면 초신성(현 슈퍼노바) 멤버 윤학과 성제가 필리핀에서 불법 도박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두 사람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필리핀의 카지노에서 판돈 700만 원~5000만 원을 걸고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입건됐다. 확인된 도박 횟수는 한두 차례였지만, 판돈이 컸다. 또한 이들은 필리핀에서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불법 온라인 도박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틀 후인 16일, 서울남부지검은 코미디언 김형인과 최재욱을 도박 장소 개설 혐의 등으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2018년 초 서울 강서구의 한 오피스텔에 불법 도박장을 개설한 뒤 포커와 비슷한 홀덤 게임판을 만들어 수천만 원의 판돈이 오가는 도박을 주선하고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형인의 경우, 불법 도박에 직접 참여한 혐의도 받고 있다. 다만 김형인은 한두 차례 도박에 참여한 건 인정하지만, 불법도박장을 운영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 일부를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해에는 양현석과 승리가 원정도박으로 연예계를 시끄럽게 만들었다. 두 사람은 현재 도박 혐의와 관련해 재판을 받고 있다. 양현석은 총 24차례에 걸쳐 약 4억여 원 상당의 도박을 했다는 혐의를 인정했다. 그러나 검찰은 양현석을 상습도박죄가 아닌 단순도박죄로 기소했다. 이에 재판부는 의문을 표하며 2차 공판을 결정했다.

승리 역시 상습성이 인정되는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승리는 군사재판에서 외국환거래법을 위반하기는 했으나 "도박을 목적으로 라스베이거스에 가지 않았다"며 단순도박임을 강조했다.

슈퍼노바, 김형인 최재욱 양현석 승리 / 사진=DB, 티브이데일리 DB


이처럼 잠잠해지면 또다시 터지는 연예계 도박 논란이다. 다수의 대중은 범법에 대한 낮은 경각심이 연예인들의 잦은 도박 파문으로 이어졌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 안에는 문제를 일으키고도 짧은 자숙 기간을 거친 뒤 빠르게 복귀하는 연예계 환경이 큰 원인을 차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많은 연예인들이 도박 파문 뒤에도 빠른 복귀에 성공했다. 지난 2013년 붐, 토니안, 양세형 등이 불법 온라인 도박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김용만 역시 상습 도박 혐의로 집행유예가 확정됐다. 현재 네 사람 모두 각각 고정 프로그램 MC를 맡고 있으며 붐과 양세형은 여러 예능프로그램에 모습을 보이는 등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탁재훈 또한 2013년 불법 도박 사실이 적발돼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던 연예인 중 한 명이다. 그는 2016년, 2년 반의 짧은 자숙을 마치고 Mnet '음악의 신2'를 통해 방송 복귀를 꾀했다. 이후 계속해서 방송 활동을 엿보던 탁재훈은 현재 SBS '미운 우리 새끼' 반고정, MBN '우리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 시즌3' 고정 출연으로 자리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이도 잠시 탁재훈은 '또' 불법 도박 의혹에 휘말렸다.

지난해 원정도박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S.E.S 출신 슈 또한 빠른 복귀를 시도했었다. 당초 그는 일본에서 지난해 11월 27일 솔로 데뷔 싱글을 발표할 계획이었다. 이 사실이 전해지자 슈를 향한 비판 여론이 거세졌고, 슈는 논란을 의식한 탓인지 일정을 잠정 연기한 바 있다.

범법 연예인들에 대한 방송 활동 제재는 이전부터 요구됐던 부분 중 하나다. 연예계 불법 도박이 만연하게 이뤄지고 있는 현재,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가 적극적으로 마련돼야 할 시점이다.

[스포츠투데이 김샛별 기자 ent@stoo.com]

Copyright © 스포츠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