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의 류 보스', 우리는 그를 '핏뎅이'라고 불렀다

이신재 2020. 9. 30.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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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어느 날, 경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그날도 가볍게 1승을 추가한 승리투수 류현진이 유니폼을 입은 채 팔랑거리며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류현진은 그렇게 프로데뷔 반년도 지나지 않아 팀의 에이스가 되었지만 마운드를 벗어나면 여전히 막내였고 형들의 심부름을 '룰루랄라' 즐겁게 다하는 '명랑소년'이었다.

그리고 2020년 토론토, 소속팀 한화에게 포스팅금액 2천6백만달러를 남기고 메이저리그로 떠났던 류현진의 두 번째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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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5월 어느 날, 경기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다. 그날도 가볍게 1승을 추가한 승리투수 류현진이 유니폼을 입은 채 팔랑거리며 앞을 지나가고 있었다.

“어서 들어가서 쉬지 않고 어딜 그렇게 가는 거냐.”

“형들이 아이스크림 사 오래요.”

껑충껑충 뛰며 가게로 향하는 류현진은 영락없는 철부지 소년이었다. 고교를 막 졸업하고 처음 선발로 등판한 4월12일 LG전에서 프로 첫 승을 따낸 류현진. 완투를 간간히 섞으며 4연승, 5연승하더니 6월초 이미 10승고지에 올랐다.

언론은 연일 그에 대해 대서특필하며 ‘괴물’이니 ‘몬스터’니 했지만 우리는 그를 ‘핏뎅이’라고 불렀다. 류현진은 그렇게 프로데뷔 반년도 지나지 않아 팀의 에이스가 되었지만 마운드를 벗어나면 여전히 막내였고 형들의 심부름을 ‘룰루랄라’ 즐겁게 다하는 ‘명랑소년’이었다.

그리고 2020년 토론토, 소속팀 한화에게 포스팅금액 2천6백만달러를 남기고 메이저리그로 떠났던 류현진의 두 번째 팀. 오합지졸이었다. 한화보다 전혀 나을 게 없었다.

4년 8천만 달러의 거금을 들여 류현진을 들였다고 해서 달라지기 힘든 팀이었다. 류현진 한 명을 더 얹는다고 해서 포스트시즌에 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맞는 말이지만 틀린 말이다.

류현진이 혼자서 마운드에서 올리는 승수를 계산하면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선봉장으로서의 아우라를 생각하면 당연히 맞지 않는 말이다.

일당백이라고 하지만 사실 한 사람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러나 중요한 그 한 명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면 집단 전체가 달라진다. 보스가 된 ‘명랑소년’ 류현진이 그 한 점인 화룡점정이다. 바로 강한 긍정파로 토론토의 젊은 선수들을 파이팅 하게 한 ‘명랑한’ 류현진 효과이다.

4년 만에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서는 토론토. 그 선봉에 류현진이 있어 쓸 수 있는 가을의 전설이다. 토론토는 류현진을 ‘보스’라고 부른다.

[이신재 마니아리포트 기자/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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