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으로 돈 버는 기업엔 투자하지 않겠다"는 큰손들

남지원 기자 2020. 9. 29.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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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굴지의 투자회사들, 기업들에 탄소 배출 억제 등 친환경 요구

[경향신문]

‘석탄으로 돈을 버는 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는 원칙은 글로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미 대세다. 기후변화가 세계 경제성장과 기업활동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고, 온실가스 배출을 억제하려는 노력이 필수적이라는 공감대가 커지면서 ‘돈줄’을 쥐고 있는 투자자들이 기업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전 세계 500곳 이상의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하고 운용자산만 47조달러(약 5경4934조원)에 이르는 ‘클라이밋 액션 100+’는 주요 기업들에 탄소배출 감축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에 발맞춰 글로벌 석유회사 로열더치셸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 블랙록은 기후변화와 지속가능성을 올해 투자 포트폴리오의 최우선으로 삼았다. 석탄화력에서 총매출의 25% 이상을 올리는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선언도 올해 초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꿈틀대고 있다. 2018년 공무원연금과 사학연금, 지난해에는 DB손해보험·한국교직원공제회·행정공제회가 ‘탈석탄 투자’를 선언했고, 지난 25일에는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KB금융그룹이 국내외 석탄화력발전소 건설과 관련된 신규 프로젝트파이낸싱·채권인수 사업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경기도와 충남도, 서울시교육청 등 지자체와 교육청에서도 재정을 운영하는 금고를 선정할 때 ‘석탄산업에 투자하지 않겠다’고 공표한 은행을 우대하는 ‘탈석탄 금고’를 선언했다.

국내 석탄발전소 업계와 관련 건설업종도 이미 영향을 받고 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2017년 한국전력을 투자금지 대상에 올렸다. 노르웨이 재무부가 국부펀드에 매출액 또는 기업활동의 30% 이상이 석탄으로부터 나오는 기업에 대한 투자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블랙록은 최근 한전에 ‘해외 석탄발전소 투자에 대한 전략적 근거를 제시하라’는 요구도 했다. 노르웨이 최대 연기금 운용사 KLP, 덴마크 민간연금사 MP펜션 등은 삼성물산이 검토 중인 베트남 붕앙2호기 석탄화력발전소 시공 참여 계획을 철회하라고 공개 요구하기도 했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기후변화 리스크가 기업의 장기 수익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이 투자 의사 결정 시 기후변화에 대한 기업의 대응 방안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환경·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시장 요구는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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