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배런 대법관 지명 효과, NYT '탈세 폭로'로 퇴색

최종일 기자 2020. 9. 29.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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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화당, 대형 악재될까 우려
바이든,1차 TV토론서 집중공격할 듯
미국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선 후보와 재선 도전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료사진> © AFP=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 간 첫 TV토론이 29일(현지시간) 밤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 실적에 대한 뉴욕타임스(NYT)의 보도가 미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15년 가운데 10년 간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았고, 2016년과 2017년 소득세 납부액이 750달러(약 88만원)에 불과했다는 NYT 보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NYT 보도에 대한 높은 관심을 정권 교체 가능성을 높이는 기회라고 판단하고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바이든 캠프 측은 대통령의 납부액을 일반 미국인들이 낸 납부액과 비교하는 광고를 내보내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연방대법관의 후임에 에이미 코니 배럿 제7연방항소법원 판사의 지명을 발표하기 위해 도착을 하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신임 대법관 지명 효과, 하루를 못가 = 미국 의회 전문지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경합주와 전국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후보와의 격차를 좁혀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 터져 나온 이번 보도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형 악재가 될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점에 공화당원들은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신임 연방대법관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을 지명한 다음날에 NYT보도가 나왔다는 점에 당혹해하고 있다. 민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행한 신임 대법관 지명은 보수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공화당전국위원회(RNC)에서 전략가를 지낸 더그 헤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효과적으로 공세에 나선 것은 7개월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며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부실 대응 논란 등으로 대선 레이스에서 고전해왔음을 인정했다.

이어 "공격에 나서는 것이 항상 방어에 임하는 것보다 나은데, 이런 일이 채 24시간이 지속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 '나는 트럼프보다 많은 소득세를 냈다' = 트럼프 대통령은 NYT 보도와 관련해 방어에 나섰지만 보도의 핵심 내용을 다루진 않았다. 그는 NYT 보도를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고, 입장 발표와 관련해 변호사와 접촉한 일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캠프 측이 '나는 도널드 트럼프보다 많은 소득세를 냈다'는 문구를 넣은 티셔츠와 스티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출처: 바이든 캠프 홈페이지> © 뉴스1

또 세무조사를 받고 있기 때문에 세금 납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재차 주장했다. 그리고 28일에는 세금을 낮추기 위해 자신이 썼던 관행 가운데 일부를 변호하는 듯한 태도도 보였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NYT 보도와 관련해 언급하지 않아, 공식 논평은 첫 TV토론에서 나올 수 있음을 시사했다. 다만, 바이든 캠프 측은 '나는 도널드 트럼프보다 많은 소득세를 냈다'는 문구를 넣은 티셔츠와 스티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공세에 가세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의장은 "개인적으로 수억달러 상당의 빚을 지고 있는 대통령이 있다는 사실, 그리고 그 채권자들이 누군지 모른다는 것을 감안할 때 이것은 국가 안보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납세 신고서를 공개하지 않았으며, 이는 역대 다른 대통령들의 행보와 구별된다. 그는 미 국세청(IRS)로부터 세무조사를 받는 것을 자신의 금융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이용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납세 신고서 미 제출에도 불구하고 2016년 유권자들이 그를 선택했을 때 이 문제는 해결됐다는 주장을 펴왔다.

◇ 성공한 기업인 이미지에 악영향 = 트럼프 대통령의 납세와 관련한 보도는 취임 이후 조금씩 나오긴 했지만 NYT의 이번 보도는 가장 광범위한 것으로, 내용 중 일부는 재선 도전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에게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더힐은 진단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수년내 만기가 돌아오는 수억 달러의 대출을 안고 있고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Trump Organization)'은 고군분투중이며, 세금 납부를 피하기 위해 수차례 공제 혜택을 누려왔다고 지적했다.

2016년 9월 당시 미국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미 대선후보 첫 TV토론 장소인 뉴욕 헴프스테드의 호프스트라대에서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또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손실을 선언한 후 국세청으로부터 이를 이유로 세금 7290만달러(855억원)를 환급받았으며, 이로 인해 10여년 넘게 국세청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만약 국세청 감사에서 위법 사항이 적발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1억달러 이상을 벌금으로 낼 수 있다. 이 같은 판결이 현실화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파산할 수도 있다고 NYT는 보도했다.

이번 보도는 성공한 기업인이며 미국 경제의 유능한 관리자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2016년 대선 당시에 자신을 중산층을 위한 포퓰리스트라고 했던 주장과 충돌한다.

◇ 첫 TV토론은 6개 주제로 진행 = 두 후보 간 첫 TV토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연방대법원', 경제', '도시에서의 인종과 폭력', '선거제도의 온전성', ‘후보자 경력’이 주제다. 총 90분 동안의 토론에서 각 주제에 15분이 할당된다고 설명했다.

미주리 대학교 정치 커뮤니케이션 교수 미첼 매키니는 "(토론 사회자인 폭스뉴스 진행자) 크리스 월러스가 제기할 수도 있지만 바이든 후보는 당연히 이 (납세) 문제를 제기할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바이든 후보가 이렇게 하는 것은 일종의 트럼프 대통령 놀리기"라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화를 돋워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게 하는 공격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allday3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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