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의 체력배구와 케이타, 그리고 황택의 [2020~2021시즌 V리그 준비현장을 가다]
KB손해보험은 남자부 7개 팀 중 유일하게 새 토종선수의 영입이 없었다. 자유계약선수(FA) 영입도, 유출도 없었다. 4명을 군에 보내고, 2명과는 계약을 끝냈다. 전력이 얇아졌다. 지난 시즌과 달라진 것은 딱 2가지다. 레전드 이상열 감독으로 바뀐 것과 새 외국인선수로 노우모리 케이타를 뽑은 것이 전부다. 그러나 이 교체가 어쩌면 상상외의 큰 변화를 만들 수도 있다. 이 감독은 “KB손해보험 멤버의 이름값이 다른 팀들보다 앞서지도, 기량이 매력적이지도 않다”고 솔직하게 인정한다. 이런 팀들은 많은 훈련으로 기량을 발전시키고, 약점을 줄여야 성공한다고 그동안의 V리그는 믿었다. 상대팀이 따라가지 못할 엄청난 훈련으로 성과를 냈던 팀도 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반대의 선택을 했다. 기술보다는 체력과 컨디션, 분위기로 반전을 꿈꾼다.
이상열표 체력배구와 대범한 배구 이 감독의 생각은 2002한일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거둔 거스 히딩크 감독을 연상시킨다. 그는 기술의 열세를 인정하면서 극복방법으로는 더 많은 훈련이 아니라 상대보다 앞선 체력을 택했다. 이를 위해 “많이 쉬는 것도 훈련이다. 잘 쉬고 경기 때 상대보다 더 좋은 체력과 컨디션을 유지해 기량의 차이를 좁혀야 이길 가능성이 그나마 높다”고 밝혔다.
대부분의 팀은 토요일 오전훈련 후 1박2일간 외박을 나가지만, KB손해보험 선수들은 금요일까지만 훈련한 뒤 쉰다. “이미 마음이 콩 밭에 가 있는 선수들을 토요일 오전까지 잡아두고 훈련해봐야 성과는 없다. 화끈하게 금요일까지 훈련을 마치고 이틀간 잘 쉬다 오게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이 감독은 설명했다. 개막이 가까워오지만 여전히 이 말을 지키고 있다.
이 감독은 잔소리도 별로 하지 않는다. 훈련이나 연습경기 때 잘못한 것을 지적한다고 해결되지 않고, 선수 스스로도 알기에 굳이 문제를 삼지 않겠다는 뜻에서다. 과거 KB손해보험은 위기의 순간 더 긴장하고 예민해져서 범실로 경기를 망치는 경우가 자주 있었지만, 대범한 사령탑 덕분에 지금은 편안한 마음으로 새롭게 해보려고 노력한다.
반면 체력과 파워는 미지수다. 빡빡한 시즌 일정과 전력구성상 45% 이상 때려줘야 할 공격부담을 끝까지 이겨낼 수 있을지 여부와 회복능력은 장담하지 못한다. 케이타는 16세부터 선수생활을 시작해 아직 체계적 웨이트트레이닝을 받아본 적이 없다. “현재는 일반인의 몸이지만 이제부터 프로선수의 몸으로 단련시켜야 한다”는 구단의 말처럼 체력강화 프로그램이 성공하면 더 무서워질 것이다. 과거 삼성화재 레오는 비슷한 체형이지만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파워를 높여 성공했다. 케이타가 레오처럼 되면 KB손해보험은 무조건 성공한다.
항상 팀의 고민이었던 레프트는 주전의 얼굴이 달라졌다. 에이스 역할을 해온 김정호의 파트너로 2년차 김동민이 선택받았다. 신인드래프트 지명순번이 앞섰던 홍상혁과 경쟁에서 이겼다. 이 감독은 “모두에게 기회는 공정하게 준다. 대신 경쟁에서 이기는 사람이 주전”이라는 원칙대로 했다. 김동민은 리시브 능력에서 앞섰다. 김정호(186㎝), 김동민(191㎝)이 리시브의 안정감을 높여준 덕분에 황택의도 훨씬 편하게 공을 배분할 수 있게 됐다. 반면 높이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 다른 변화는 정민수가 빠져 나간 리베로 자리다. 베테랑 곽동혁과 김진수가 역할을 나눠야 한다. 37세의 베테랑 곽동혁이 얼마나 힘든 일정을 버텨줄지가 관건이다. 이 감독은 최대한 많이 쉬게 하면서 체력을 비축시켜주려고 한다. 센터는 박진우~구도현~김홍정으로 지난 시즌과 같다. 케이타가 있기에 속공 비율이 높아지진 않을 듯하다.
팬들은 잘 모르겠지만 또 다른 변화도 있다. 구단주의 관심이다. 처음으로 전임단장을 임명했다. 황택의에게 최고연봉을 안기는 등 배구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도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뜻을 보여줬다. 케이타의 첫 연습경기 때는 조용히 경기를 보고 갈 정도로 열의가 높다. KB손해보험은 겉으로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이지만, 안으로 파고들어보면 많은 부분이 조금씩 변했다. 이 조그만 변화의 결과가 궁금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나정 아나, 속옷 벗을 듯한…‘아악 이게 뭐야’
- [DAY컷] 송혜교 화보, 예뻐서 감탄만 나오는 비주얼
- 女프로골퍼 상간녀됐다, SBS 前아나 ‘상간녀 소송’ 승소
- “몰카 방송” 채널W ‘보면 열받는 TV’, 과징금 1000만원 확정 [공식]
- [종합] 전준주(왕진진), 낸시랭 이혼 소송 불복 “직접 항소”
- ‘나는 솔로’ 초유의 사태…카메라 앞에서 뽀뽀→주인공 공개 [TV종합]
- 이재성 아나운서, 결혼 발표 “소중한 사람과…행복하게 살겠다” [전문]
- 서현진, 美 유학→소개팅으로 만난 ‘조규성 닮은꼴’ 남편 공개 (퍼펙트 라이프)
- 여자 체조 선수들 30년 간 성폭행한 주치의 사건→합의금만 1909억원
- 박민영 맞아? 미모 열일 중…얼굴 소멸 직전 [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