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 최고의 덕목은 인내..KLPGA 팬텀클래식 우승한 안송이

방민준 2020. 9. 28. 09:5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텀 클래식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한 안송이 프로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KLPGA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텀 클래식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한 안송이 프로가 우승트로피를 들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제공=KLPGA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의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이하 중략)

[골프한국] 지난해 11월 10일 안송이(30)가 천안 우정일스CC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 ADT캡스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 10년 만에 첫 우승을 하는 순간을 보면서 서정주 시인의 ‘국화 옆에서’가 떠올랐다. 

시에서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가을까지 몇 계절에 걸쳐 소쩍새 울고 천둥 치며 가슴 졸이게 하고 무서리 내리지만, 우승을 거두기 위해 기다린 안송이의 10년은 어땠을까 상상하기 쉽지 않았다.
우승컵을 받아들고 인터뷰하면서 두 눈과 볼을 흠뻑 적신 눈물은 그 긴 기다림에 담긴 고통과 방황을 보여주었다.

그로부터 10개월 후 안송이가 두 번째 우승을 거두었다.

27일 전남 영암의 사우스링스 영암CC에서 열린 KLPGA투어 2020 팬텀클래식 최종 3라운드에서 안송이는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장하나(28), 장수연(26), 박채윤(26), 허다빈(22), 김우정(22) 등 5명의 공동 2위 그룹을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공동 2위 그룹이 한 타 뒤진 채 경기를 끝낸 상황에서 안송이는 18번 홀(파4) 파퍼트를 마치고도 자신이 우승한 줄 몰랐다. 무심히 홀컵에서 공을 꺼내 걸어 나오다 주변 동료들이 다가와 우승이라고 알려주자 깜짝 놀라며 기뻐했다.
237경기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던 그가 두 번째 우승을 거두는 데는 10경기밖에 거치지 않았다.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텀 클래식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한 안송이 프로. 사진은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안송이와 노승희가 17번홀 페어웨이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KLPGA
▲2020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팬텀 클래식 골프대회 우승을 차지한 안송이 프로. 사진은 최종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는 안송이와 노승희가 17번홀 페어웨이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다. 사진제공=KLPGA

인내의 내공(內攻)이 진가를 발휘한 것인가.

10년을 우승 없이 프로선수로 남아서 버티기란 상상하기 쉽지 않다. 스타급 선수들이 1년에 몇 승씩 거두고 한참 어린 신인들이 혜성처럼 나타나 우승컵을 거머쥐는 것을 보면 절망에 빠져 포기하기가 십상이다.

안송이의 두 번째 우승은 첫 우승을 거두기 위해 10년을 참고 기다린 그의 인내심에 대한 보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정직, 에티켓, 집중력 등이 골퍼에게 필요한 덕목으로 꼽힌다. 나는 인내를 맨 앞자리에 놓고 싶다. 정직이나 에티켓은 주위의 지적과 충고로 배우고 터득할 수 있지만 인내는 오로지 자신 스스로 감당해내야 한다. 기량 향상이나 체력 단련, 마음 수련 등도 인내의 과정을 거치면서 얻은 귀중한 보상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승 없이 보낸 10년이란 긴 세월이 안송이에겐 가장 귀한 덕목을 지니게 한 셈이 되었다.

관련 기사: 우승한지 몰랐던 안송이 "선두인지 알았으면 압박감 더했을 것"

추천 기사: 샷이글 우승 이창우 "상상 못한 2부투어에서 큰 자극, 소중한 깨달음" [KPGA 현대해상·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추천 칼럼: 유현주 프로가 던지는 매력…무엇이 골프팬을 사로잡는가?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방민준 news@golfhankook.com

[ⓒ 한국미디어네트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골프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