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가트 터지고 5년 만에 슈퍼매치도 이기고.. 수원이 달라졌다

김희선 입력 2020. 9. 2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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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열린 서울전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팀의 3-1 승리를 이끈 타가트. 한국프로축구연맹

사령탑이 단단하게 팀을 붙잡자 기회가 찾아왔고, 선수들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잡았다. 박건하(49) 감독 부임 후, 수원 삼성이 달라지고 있다. 침묵하던 타가트(27)의 부활과 5년 만에 거둔 슈퍼매치 승리는 '박건하가 바꿔 놓은' 수원의 변화를 보여주는 증거였다.

수원은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파이널 라운드 첫 경기(23라운드) FC 서울과 '슈퍼매치'에서 타가트의 해트트릭에 힘입어 3-1 승리를 거뒀다. 생존을 위해 싸워야 하는 파이널 B에서 거둔 첫 승도 값지지만 라이벌 서울을 상대로 무려 5년 여 만에 거둔 승리라는 점에서 기쁨이 두 배였던 경기다. 수원은 2015년 4월 18일 서울전 5-1 승리 이후 18경기 동안 8무 10패에 그치며 기나긴 무패의 늪에 빠져 있었다. 그러나 이날 안방에서 서울을 잡아내며 드디어 슈퍼매치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승리의 일등공신은 역시 약 한 달 간의 침묵을 깨고 해트트릭을 신고한 타가트다. 지난 시즌 K리그1 득점왕 타가트는 수원이 믿는 해결사였지만 올 시즌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절체 못했다. 득점왕의 위력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고 팀이 필요할 때마다 터지던 결정적 한 방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이날 서울전 해트트릭 역시 지난달 15일 전북전 득점 이후 약 한 달 만에 터진 골이었다.

그동안 결정력 부족으로 승점 쌓기에 어려움을 겪었던 수원으로선 타가트의 골이 가뭄에 단 비처럼 여겨질 수밖에 없다. 수원은 올 시즌 경기를 잘 풀어가다가도 번번이 득점 상황에서 집중력과 결정력 부족으로 골을 만들어내지 못해 승점을 놓치곤 했다. 수원의 공격을 책임지던 타가트의 부활이 간절한 상황이었지만 그의 발 끝은 좀처럼 달아오르지 않았다. 그러나 타가트의 에이스 본능은 사라진 것이 아니었다. 그저 잠들어 있을 뿐이었다. 타가트는 박 감독 부임 이후 처음으로 선발로 나선 이번 슈퍼매치에서 세 번의 슈팅을 모두 골로 연결시키며 자신에 대한 기대에 부응했다. 수원 선수가 슈퍼매치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건 타가트가 처음이다.

타가트의 골은 수원이 5년 넘게 끌고 온 슈퍼매치 징크스를 털어버리는 원동력이 됐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의미있는 건 수원이 보여준 확연한 변화다. 경기 초중반까지 잘 싸우다 막판 뒷심 부족으로 승점 획득에 실패하던 수원의 답답한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22라운드 강원 FC전에서 2-1 역전승을 거두며 승부를 뒤집었던 수원은 슈퍼매치에서도 타가트의 선제골 후 서울에 동점골을 내줬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곧바로 추가골을 터뜨리며 확실하게 승기를 잡았다. 2경기 연속 승리를 일구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해트트릭의 주인공 타가트는 "이번 시즌은 우리 팀에 정말 어려운 시즌이다. 하지만 새 감독님이 오신 후 결과보다 경기 내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팀에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수원이 달라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26일 서울전 승리 후 기뻐하는 박건하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을 바꿔 나가고 있는 박 감독은 변화의 원동력으로 '수원 정신'을 꼽았다. 수원의 '레전드'인 박 감독은 "선수들에게 수원 정신을 살려서 반드시 승리하자고 얘기했다. 과거에도 수원에 위기는 많았다. 그런 위기에서 선수들이 코치진과 함께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가져오곤 했다"며 "처음 부임했을 때 팀에 힘이 없다고 느꼈다. 선수들이 열심히는 하는데, 경기장에서 한 팀이 되지 못했고 자신감도 많이 떨어졌다. 그래서 선수들에게 어려울 때 뭉쳐서 '원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고 설명했다.

김희선 기자 kim.he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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