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했던 강원의 승리, 중심에는 '한국영' 있었다

냉정했던 강원의 승리, 중심에는 '한국영' 있었다

(베스트 일레븐)

강원 FC가 살얼음판 같은 파이널 B 그룹에서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언제나 팀의 핵이었던 한국영이 다시 한 번 지배했던 경기였다.

강원은 27일 오후 2시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파이널 라운드 B 23라운드 경기에서 부산 아이파크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경기 내내 우세를 잡으면서도 쉽사리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던 강원은 후반 6분 고무열의 득점이 터졌고, 후반 42분 이영재가 쐐기골까지 넣어 승점 3을 땄다.

파이널 라운드 B에 들어온 이상 그 어느 팀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경기 전 부산은 최하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8)과 3점 차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키고 있었으며, 강원 역시 승점 24로 안정권에 있다고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강원에는 한국영이 있었다. 김병수 강원 감독의 페르소나로 기용되며 일명 ‘병수볼’을 이끄는 그로서는 가진 능력을 십분 발휘했다.

한국영은 최전방과 최후방을 누비면서 강원의 패스 줄기를 잡는 역할을 훌륭하게 해냈다. 이번 시즌 부산은 상대가 누구든 강하게 압박을 하며 물러서지 않는 경기를 펼쳐왔다. 이번 경기라고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강원이 부산의 강한 압박을 이겨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매끄러운 탈압박과 적절한 패스 공급을 통해 중원을 지휘했던 한국영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수비 가담도 훌륭했다. 이정협·이동준 등 빼어난 공격수가 포진한 부산 공격진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부산 공격진의 역습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가까이서 마크하면서 돌아서지 못하게 하는 지능적 수비를 펼쳤다.

한국영은 후반 6분 고무열의 골을 도우며 이날 자신의 활약에 방점을 찍었다. 부산 페널티 박스 바깥 중앙 지역에서 공을 잡한 한국영은 슛 페이크로 부산 수비진에 혼란을 준 후 왼 측면에서 살짝 이동했다. 부산 수비진이 박스 안에 빽빽이 포진한 가운데서 고무열에게 정확히 패스를 전달했다.

고무열의 결정력도 좋았다. 적확한 방향과 세기로 온 한국영의 패스를 원터치로 방향만 돌려놓으면서 구석을 정확하게 갈랐다.

부산은 이날 한국영의 활약을 바탕으로 승점 3을 따내며 승점 27을 기록했다. 이로써 FC 서울(승점 25)을 2점 차이로 따돌리고 파이널 B 최상위에 올랐다.

글=조영훈 기자(younghcho@soccerbest11.co.kr)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