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돈 먹는 하마' 아니다..코로나 시대 대형기 활용법

김상훈 기자 입력 2020. 9.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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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A380 투입 '비행체험' 관광상품 판매
대한항공 中 광저우 노선 기종변경, 공급석 확대
아시아나항공 A380. (아시아나항공 제공) 2014.3.27/뉴스1

(서울=뉴스1) 김상훈 기자 =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한 대형기를 적재적소에 활용해 눈길을 끌고 있다. 글로벌 항공사들이 막대한 유지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잇따라 퇴역시킨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27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다음달 24~25일 양일간 국내 상공을 약 2시간 비행하는 특별 관광상품을 운영한다. 인천국제공항을 이륙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등을 비행한 뒤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다.

여기에는 '하늘 위 호텔'이라 불리는 A380이 투입된다. A380은 1, 2층으로 구성돼 총 좌석수만 495석에 달하는 초대형기다. 아시아나항공은 A380을 총 6대 보유하고 있는데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장거리 노선 수요가 없어 A380을 운영하지 않았다. 국내선에 투입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반응은 폭발적이다. 판매 시작 20분만에 비즈니스스위트석(30만5000원), 비즈니스석(25만5000원)이 완판됐고, 이코노미석(20만5000원)도 당일 판매가 완료됐다.

아시아나항공측은 "유럽, 미주 등 장거리 노선에서 수요가 많지 않아 A380을 띄우는 게 오히려 손해였다"며 "마냥 놀릴 수만은 없어 국내 비행상품을 계획했는데 반응이 좋아 추가 운영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A380을 중국 노선에 활용한다.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21일까지 '인천~광저우' 노선에 A380(407석)을 투입해 기존 중대형기 B777(338석)을 대체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중국 노선에 A380을 투입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B737, A330 등 소형기종이 투입됐다.

이는 최근 중국 노선의 여객수요와 인천공항에서의 환승수요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광저우는 글로벌 기업들이 진출해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비즈니스의 중심지로 현재 국적사 중 대한항공이 단독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 산업단지에 진출해 있는 국내 기업들도 많다보니 출장 등 상용수요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최근 대형 항공사들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화물사업에서는 A380보다 체급이 한단계 낮은 중대형기 A350, B777 기종이 투입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4일 화물기로 개조한 A350을 인천~LA 구간에 첫 투입했다. 개조를 통해 5톤의 추가 화물을 적재해 총 23톤을 수송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대한항공 A380 .(사진제공=대한항공)© News1

또 B777 여객기 2대는 밸리카고 공간을 확대해 대당 2톤의 추가 공급량을 확보했다. 여객기의 화물기 개조 작업을 먼저 진행한 대한항공도 이달초부터 B777 2대를 화물 노선에 투입하고 있다.

한때 A380 등 대형기는 항공사들의 경쟁 척도로 여겨질 만큼 글로벌 항공업계에서 인기가 높은 기종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여객수요가 줄자 유류비나 각종 운영비 등에 큰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글로벌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이후 운영비 부담을 덜어내지 못하고 잇달아 대형기를 퇴역시켰다. 실제 에미레이트항공은 보유 중이던 115대의 A380 중 46대를 퇴역시켰으며 루프트한자와 에어프랑스도 A380 각각 6대, 9대를 줄였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역시 대형기 유지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업계에 따르면, A380을 하루 종일 인천공항에 주기해둘 경우 약 300만원의 주기료가 발생하는데 한달 내내 주기해둔다면 1억원 가까운 비용이 주기료로만 나가는 셈이다.

그럼에도 양사는 아직까지 1대도 줄이지 았았다. 이는 금융리스 위약금과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우려가 복합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은 A380 10대 중 8대를, 아시아나항공은 6대 모두를 리스 방식으로 보유 중이다. 양사 모두 재무여건이 안좋은 상황에서 리스를 중단하면 막대한 위약금을 내야 한다.

또 대형기를 줄임에 따라 발생하는 조종사 고용 문제 등 인력 구조조정도 문제다. 앞서 대형기 퇴역을 결정한 에미레이트와 델타항공은 수천명 이상의 인력을 조정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통상 회사가 어려우면 보유기재 축소, 그에 따른 인력감축으로 이어지는 게 수순"이라며 "지금은 정부 지원을 통해 버티고 있지만 이마저도 어려우면 비용 부담이 높은 대형기부터 검토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awar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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