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 새끼들".. 추석 대목 코앞인데 어쩌나 [이슈 속으로]
이상 기후에 농경지 매몰·과일 낙과 등
축구장 3만개 크기 1만9000ha 작물 피해
상품성 저하.. 수확기 일손 구하기 별 따기
양식장 어류·축산농 가축들도 폐사 피해
지역축제 줄취소.. 농·특산물 판매 애로
원격수업 계속되며 급식 재배농가 울상
정부 4차 추경에 농어민 지원책은 빠져
"농어민도 자영업.. 재난보상책 마련을"
“금쪽같은 내 새끼들… 추석 대목 코앞인데… 어쩌나” 경북 영천시 화북면 하송리의 한 사과밭에서 농민이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떨어진 사과들을 살펴보고 있다. 영천=연합뉴스 |
#2. 포항시 남구 장기면에서 해상가두리 양식장을 운영 중인 박성규(59)씨는 지난달 우럭값이 비싸게 형성되자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곧 물거품이 됐다. 박씨의 우럭은 태풍 9호 ‘마이삭’과 10호 ‘하이선’이 휩쓸고 간 뒤 한 마리도 살아남지 못했다. 이번 태풍으로 그는 종묘생산을 위해 양식한 1㎏짜리 우럭 성어 1만마리와 출하를 앞둔 500g(18개월 양식)짜리 30만여마리, 300g(16개월 양식)짜리 15만여마리, 50g(4개월 양식)짜리 치어 40만여마리 등 모두 86만여마리를 잃었다. 돈으로 환산하면 피해액은 10억원을 웃돈다. 그는 “내가 밥을 굶었으면 굶었지, 고기는 굶기지 않고 애써 키워 왔는데…”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연·사회재난 등 농어민들 ‘삼중고’
역대 최장기간을 기록한 장마와 잇단 태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다 매출급감, 인건비 상승이라는 ‘삼중고’를 겪으면서 농어민들의 생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지역 농·특산물 판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고향·친지 방문이 자제 등에 따른 상차림 간소화,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인한 음식점 야간 영업 축소 등으로 소비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이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앞다퉈 농·특산물 현장 행사를 취소한 것도 악재다.
대표적으로 강원 횡성군은 전국 최고의 한우 먹거리 축제인 ‘횡성한우축제’를 일찌감치 비대면·온라인 축제로 전환한 데 이어 전북 임실군은 다음달 예정됐던 ‘임실N치즈축제’를, 진안군은 ‘홍삼축제’를 각각 취소했다.
정부가 7조8000억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확정, 발표했지만 잇단 태풍으로 어려움을 겪는 피해 농어민들에 대한 별도 지원은 빠져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에 노출된 노래연습장, 유흥주점, PC방, 대형학원(300인 이상) 등 12개 고위험 시설을 지원대상에 포함했지만 농수산업 분야는 제외했다.
폭염, 폭우 등 이상기후로 농어민이 직격탄을 맞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피해 농가를 위한 실질적인 보상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최근 장마철 홍수 피해에 대한 농업부문 복구 지원계획으로 일부 농업재해복구비 지원단가를 인상했다. 농업재해복구비의 평균 현실화율을 73%에서 83%로 높이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농어업 현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응급 복구나 일시적인 생계 구호에 초점을 맞춘 농업재해복구비로는 망쳐버린 한 해 농사를 보전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006년부터 5000만원으로 동결한 재난지원금 총액 한도도 문제로 제기된다. 고문삼 한국농업인단체연합 상임대표는 “농업이 시설화·규모화되고 농업경영비가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이상기후까지 자주 발생하는 만큼 재난지원금 한도도 현실에 맞게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구·안동=김덕용·배소영 기자, 전국종합kimd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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