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 매물 쏟아진 세종시, 부동산 열기 식을까

김민정 기자 2020. 9. 26.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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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집값이 37%나 오른 세종시 아파트를 법인 투자자들이 최근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6월 이후부터 기본공제액 없이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법인 투자자들이 절세를 위해 주택을 매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법인 투자자들이 내놓은 세종시 아파트를 사들인 수요자들은 대부분 30~40대인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법인 매물이 쏟아져나왔지만, 세종시 집값을 꺾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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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집값이 37%나 오른 세종시 아파트를 법인 투자자들이 최근 대거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이 개인에게 매도한 주택 수가 역대 최대 규모로 치솟았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내년 6월 이후부터 기본공제액 없이 종합부동산세를 내야 하는 법인 투자자들이 절세를 위해 주택을 매도한 것으로 분석했다.

2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8월 세종시에서 법인이 개인에게 매도한 아파트 물량은 902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 최고치는 지난 6월 258건이었다. 두 달 만에 3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이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된 2012년 9월 이후 지난달까지 법인이 사들인 아파트는 총 1184가구였다. 법인 투자자들이 단기 투자를 즐겼을 지 모르지만, 매도와 매수 건수를 보면 대부분의 법인 매물이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법인 투자자들의 매도 물건이 나온 것은 종합부동산세 부담 때문이다. 현재는 법인 투자자들이 가진 주택에도 과표 기본 공제(6억원)를 적용받을 수 있다. 하지만 6·17 대책에 따라 법인 투자자들은 내년 6월부터는 과표 기본 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다. 내년 말에 부과되는 종합부동산세는 피할 수 없다는 뜻이다.

지난달 세종시의 주택 거래량은 급증했다. 연이어 나온 대책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의 거래량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세종시의 8월 주택 매매량은 2110건으로 지난해 8월(363건)과 비교하면 481.26% 급증했다.

법인 투자자들이 내놓은 세종시 아파트를 사들인 수요자들은 대부분 30~40대인 것으로 보인다. 8월 세종시 아파트를 30대가 매입한 건수는 607건, 40대는 612건이었다. 이는 전체 물량 2110건 중 58%에 달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 법인이 내놓는 물건을 영끌한 30대가 받아주는 양상이 돼 안타까움이 있다"고 말한 것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법인 투자자들이 주택을 대거 매도했지만, 가격은 상승세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세종시 고운동에 위치하는 ‘가락마을 20단지’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8월 3억 9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올해 8월에는 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만에 두 배가 된 셈이다. 다정동의 ‘가온마을 6단지’ 전용면적 108㎡는 지난해 8월 5억 7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올해 8월에는 10억 7000만원에 손바뀜돼 1년 만에 5억원이 올랐다.

이는 세종시의 주택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대전·청주 등 인근 지역에서의 인구 유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인구 증가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세종으로 8.2%를 기록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법인 매물이 쏟아져나왔지만, 세종시 집값을 꺾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내년 6월까지 법인 매물을 내놔야 하면서 미리 처분한 것을 현금 부자와 무주택자들이 매수한 것"이라면서 "공급이 없는 상황이다보니 법인 물량이 나와도 시장에 쌓일 틈 없이 소화되면서 매수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세종시는 단기간에 급등하면서 집값 상승에 대한 피로감이 쌓였지만, 법인 매물 정도로 집값이 조정되기는 어렵다"면서 "내년까지 나올 임대사업자 물량이 시장에 쌓이고, 수요자들이 이 매물들을 다 소화하지 못하면 하락 신호가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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