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헌법불합치' 낙태죄 후속입법 방침.."추석 후 입법예고"

김정현 2020. 9. 25.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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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방침을 정하고 추석 연휴 이후 입법예고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는 막판 실무 조율을 마치고 추석 연휴 이후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정부는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4월11일 인공임신중절을 죄로 규정한 형법 조항들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 후 후속 조치를 진행해 왔다.

또한 인공임신중절을 임신 6개월(24주) 이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현행 모자보건법도 개정 논의가 이뤄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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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법 제269조 제1항, 제270조 제1항 올해 시한
임신 주수에 따라 '제한적 임신중절 허용' 가닥
"실무협의 단계..형법·모자보건법 개정안 마련"
여성계 '전면 비범죄화' 요구에 여가부서 이견
"자기결정권 조금 더 인정하는 방향으로 논의"
【서울=뉴시스】최동준 기자 =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심판정에서 열린 낙태죄 처벌 위헌 여부를 밝히 재판에 재판관들이 입장해 착석하고 있다. 2019.04.1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임재희 안채원 김정현 기자 = 정부가 낙태죄 헌법 불합치 결정에 따라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 방침을 정하고 추석 연휴 이후 입법예고에 나서기로 했다. 임신주수에 따라 제한적으로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막바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당초 여성가족부(여가부)가 '낙태죄 비범죄화' 입장을 고수하면서 막판 진통을 겪었으나,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정부에 따르면 전날인 24일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주재로 낙태죄 헌법 불합치 후속조치를 논의하기 위해 법무부·보건복지부·여가부 등 관계부처 차관급 비공개 회의가 열렸다.

정부 한 관계자는 "24일 차관회의를 했으며, 총리주재 회의나 관계차관 회의는 더는 없이 실무협의가 이뤄질 것 같다"며 "실무 조율을 거치고 정부안을 다듬은 후 추석연휴가 끝나면 입법예고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막판 실무 조율을 마치고 추석 연휴 이후 형법과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할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형법과 함께 복지부 소관인 모자보건법도 손 볼 예정"이라며 "낙태 허용 사유와 정의를 명시하고 있어 형법과 같이 개정 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헌법재판소가 지난해 4월11일 인공임신중절을 죄로 규정한 형법 조항들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 후 후속 조치를 진행해 왔다.

헌법 불합치 결정된 조항은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제1항과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한 경우를 처벌하는 형법 제270조 제1항 중 의사에 관한 내용이다.

해당 조항들은 올해 12월31일까지만 효력이 있다. 관련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인공임신중절과 관련한 형법 조항은 2021년 1월1일부로 효력을 잃는다.

또한 인공임신중절을 임신 6개월(24주) 이내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는 현행 모자보건법도 개정 논의가 이뤄져 왔다. 헌재는 모자보건법이 임신중절에 이르게 하는 여성들의 사회적, 경제적 조건을 고려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전진환 기자 = 대학생 페미니즘 연합동아리 '모두의 페미니즘' 회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신 중단에 허락은 필요 없다,낙태죄 전면 폐지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9.24. amin2@newsis.com

인공임신중절 수술이 허용 가능한 기간과 그 조건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도 정부 내부에서도 막판 의견이 엇갈렸다.

헌재의 헌법 불합치 결정 당시 단순 위헌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임신 14주, 헌법 불합치 의견을 낸 재판관들은 22주를 인공임신중절 가능 기간으로 의견을 제시했다.

반면 법무부 자문기구인 양성평등정책위원회는 지난달 임신 주수에 따른 인공임신중절 허용이 아닌 낙태죄 전면 폐지를 권고했다.

한국여성민우회,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참여하는 '모두를 위한 낙태죄 폐지 공동행동(모낙페)'도 지난 23일 성명을 내고 "처벌 조항 존속은 국가 책임을 여성에게 전가하는 심각한 역사적 후퇴"라며 반발했다.

여가부는 이 같은 여성계 입장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며, 지난 24일 회의에서도 여성들의 자기결정권을 확대해야 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가부 관계자는 "여성들의 자기결정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시민사회 입장을 정부 측에 전달하고 있다"며 "논의 중이라 지금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여가부가 미성년자, 성폭행 등의 사례에서는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폭넓게 인정해줘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며 "임신주수에 따라 수술 제한을 두되, 여성들의 자기결정권을 조금 더 인정해 주는 방향으로 의견이 좁혀지고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imj@newsis.com, newkid@newsis.com, ddobagi@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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