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시개]권리냐 방역저항이냐..'드라이브스루' 집회 논란

CBS노컷뉴스 최원철 기자 2020. 9. 2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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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개천절 드라이브 스루 집회 문제없다"
與 "국민 안전 위협" 작심 비판
"교통마비" vs "과거에도 광화문 막고 진행"..네티즌 갑론을박

일부 보수단체가 개천절과 한글날에 차량시위와 1인시위를 예고하면서 '드라이브 스루' 집회를 둘러싼 논란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 서경석 목사 등이 주축인 우파시민단체연합은 24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모든 우파 세력에게 차량시위, 1인 시위 등 국민이 호응하는 방식으로 분노를 표출시킬 것을 강력히 권면한다"고 밝혔다.

서경석 목사는 "우리는 반드시 국민의 분노를 폭발시켜야 한다. 카퍼레이드가 대안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는 9대 이상의 차량이 움직이면 안 된다, 이렇게 얘기를 하지만 그건 말도 안 된다. 차량시위는 코로나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가장 이상적으로 집회를 했을 경우를 상정해서 개천절 200대 차량이 행진하겠다"며 "오늘 경찰이 우리에게 금지 통고를 할 건데, 이를 받자마자 행정소송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19일엔 전국 32개 도시에서 500대의 차량으로 시위를 벌인 바 있다. 이들은 또 오는 26일엔 전국 35개 도시에서 약 2천대의 차량 행진을 계획하고 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는 참석자들이 차량에 탑승한 채 주차장, 공터 등 일정 구역에 모여 행진하는 방식으로 대면접촉이 상대적으로 적다.

경찰은 집회가 강행된다면 엄정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22일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와의 간담회에서 "(개천절 당일)불법집회를 강행할 경우 신속하게 해산 절차를 진행하고 해산 명령에 불응하는 참가자들은 직접 해산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김진태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드라이브 스루 개천절 집회에 대한 의견과 함께 공개한 주택정책 차량시위 사진(사진=국민의힘 김진태 전 의원 페이스북 캡처)
반면 보수 야권에선 드라이브 스루 방식 개천절 집회에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김진태 전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번 10.3 광화문집회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좋겠다"며 "만약 이것도 금지한다면 코미디"라고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와 민경욱 전 의원도 같은날 비슷한 의견을 냈다. 주 원내대표는 "법이 허용하고 방역에 방해되는지 판단해야 한다"며 "교통과 방역에 방해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들의 권리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민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차도 9대 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는 바람에 코로나는 단지 반정부, 4.15 부정선거 규탄 집회를 막기 위한 핑계였다는 걸 알게 됐다"고 지적했다.

드라이브 스루 방식의 집회는 자동차에 탑승한 상태로 집회에 참여하기 때문에 탑승자가 타인과 격리돼 코로나 감염 위험은 없다는 것이 야권 인사들 입장이다.

여기에 이재명 경기지사도 23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감염을 최소화하거나 위험성이 없는 방법이라면 집회 표현의 자유를 막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드라이브 스루 집회에 위험성이 존재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원론적으로 집회가 가능하지만 다른 방식으로 파생된 감염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같은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차 타고 모이신 분들이 오랜만에 또 같이 왔는데 카페에 차나 한 잔 하고 가자. 너도 왔니 이렇게 하고 아니면 광화문에 뭐 맛있다더라 이렇게 하고 이러면 그 다음 문제가 약간 감당이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 페이스북 캡처)
하지만 여권에서는 이같은 집회 방식에 대체로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은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호영, 사실상 독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집회를 주장하는 사람들의)그 권리로 국민들이 위험해도 좋단 말인가"라며 "집회를 강행하려는 사람들도 문제지만 그들의 권리라고 말하는 사람도 참 어이없다"고 꼬집었다.

이원욱 의원도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실상 그 시위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이 아닌, 그냥 차량 시위인 것이다. 차량 시위 역시 폭력이 예상되고,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게 예측된다면 금지가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우원식 의원도 같은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천절 집회가 권리? 국민의 힘은 정녕 공공의 적이 되려 하는가"라며 "어떠한 형태로든 공공의 안녕을 해치는 행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8·15 광복절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바리케이드를 밀고 경찰과 대치하고 있는 모습.(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정치권의 드라이브 스루 개천절 집회 공방에 네티즌도 '갑론을박'을 펼쳤다.

한 네티즌은 "(집회 참석자들이)차세워놓고 화장실 다니고 먹는다고 왔다 갔다 할 것"이라며 코로나 재확산을 우려했다. 다른 네티즌은 "드라이브 스루는 지나가는 것인데…(집회를 한다면)도로교통이 마비된다", "다른 국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거나 다른 위험요소 배제한 상태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배려하길 바한다"등의 입장을 보였다.

집회가 코로나 재확산과 연결될 것이라는 의견과는 달리 집회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해당 의견을 제시한 네티즌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를 교통이 막힌다고 막는다는건 있을 수 없는 권력남용"이라고 성토했다. 또 "교통방해는 넌센스다. 과거 집회에서도 광화문 막아놓고 진행했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2일 국무회의에서 "코로나 재확산의 위기를 초래했던 불법집회가 또 다시 계획되고 있다"며 "사회를 또 다시 위험에 빠트린다면 어떤 관용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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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최원철 기자] chwch@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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