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강소휘 "소문난 돌아이 근성으로 연경언니랑 올림픽 함께 갈래요" [인터뷰]

가평|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2020. 9. 23.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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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2020 여자배구 KOVO컵 MVP GS칼텍스배구단 레프트 강소휘가 지난 17일 경기도 가평 GS칼텍스배구단 전용 훈련체육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가진 포토타임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평|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여자배구 GS칼텍스의 레프트 강소휘(23)는 요즘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오전 훈련을 마치고 점심을 먹고나면 보통 선수들은 오후 3시쯤까지 달콤한 휴식을 취하지만, 강소휘는 밀려드는 인터뷰 요청에 자투리 시간이 크게 줄었다.

강소휘가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스포츠에서도 큰 재미 중 하나인 ‘언더독의 반란’을 이뤄냈기 때문이었다. 이달 초 제천에서 막을 내린 KOVO 컵대회에서 강소휘가 속한 GS칼텍스는 ‘어우흥(어차피 우승은 흥국생명)’으로 통했던 최강 흥국생명을 눌렀다. 그것도 세트스코어 3-0, 완승이었다. 5일 열린 결승전 강소휘의 득점은 라이트 메레타 러츠(25점)와 선배 이소영(18점)에 비해 낮은 14점이었지만 48.15%의 고감도 공격성공률로 상대의 허점을 찔렀다. 특히 2, 3세트의 마무리를 직접 해내면서 세트와 함께 우승의 포효와 MVP 역시 강소휘의 몫이 됐다.

강소휘는 “컵대회 전 흥국생명과 연습경기를 할 때면 한 세트에 20점도 힘들게 따냈는데, 그날 만큼은 흥국생명이 실수가 많았다”며 “‘미친개 작전’이라고 부른 두려움 없는 돌진은 역시 단기전에만 강하다. 그 기세를 리그에서 유지하려면 많은 훈련을 해야 한다”고 복기했다.

그래도 컵대회 우승은 분명 좋은 징조임에는 분명하다. GS칼텍스는 지난해 청평호가 보이는 양지바른 언덕에 최신식 훈련장을 짓는 등 투자를 통해 호성적을 냈지만 결국 현대건설에 막판 승점 1점이 뒤졌다. 이후 코로나19로 시즌이 갑자기 종료되는 바람에 당시 순위는 2위가 최종 성적표가 돼버렸다.

강소휘는 “항상 대회에 우승을 하면 눈물이 날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눈물이 안 났다”며 “아무래도 정규시즌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꼭 올시즌 우승을 해서 기쁨의 눈물을 흘리겠다”고 다짐했다.

KOVO컵에서 흥국생명을 꺾은 것은 사기진작에는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이재영-이다영 쌍둥이 콤비에 ‘배구여제’ 김연경까지 가세한 흥국생명이 그대로 머물러 있을 리 없다. GS칼텍스는 정규시즌 절치부심하고 나올 흥국생명과 다시 싸워야 한다. “피 튀기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말한 강소휘는 “흥국생명이 더 무서워질 것 같지만 우리도 지긴 싫다”고 각오를 다졌다.

2020 여자배구 KOVO컵 MVP GS칼텍스배구단 레프트 강소휘가 지난 17일 경기도 가평 GS칼텍스배구단 전용 훈련체육관에서 인터뷰에 앞서 가진 포토타임때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가평|이석우 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그가 흥국생명과의 대결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그의 우상 김연경(32) 때문이다. 강소휘는 안산서초등학교에 다니던 2009년 김연경이 제정했던 ‘김연경-일주 유소녀 배구 장학생’으로 뽑혔다. 이후 수원에 살다 김연경의 출신학교라는 이유로 안산 원곡중으로 옮겨 배구를 계속했다. 2016년 리우올림픽 당시 국가대표가 돼 우상을 처음 만났지만 이렇게 같은 리그에서 뛸 수 있을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강소휘는 MVP 수상보다 김연경이 지나가며 했던 “소휘 축하한다”는 말에 더 큰 울림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언니의 모든 것을 배우고 싶은데, 랠리 순간에 확실하게 마무리를 하는 모습을 닮고 싶다”며 “해결능력이 예전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아직 배워야 한다. 언니 이후 국가대표 레프트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거다. 확률은 반반이지만”이라고 말했다.

20대 초반의 또래들처럼 그도 맘껏 꾸미고 나서는 외출이 좋고, K팝 춤을 추면서 스트레스를 푼다. 최근 걸그룹 블랙핑크의 영상통화 이벤트에 당첨됐다며 그들의 CD 14장을 산 사진을 보여주기도 했다. 배우 김우빈과 정일우를 좋아하는 그에게선 소녀의 느낌이 남아있었지만 또 한 편으로는 “돈을 많이 벌고 싶다”며 현실적이면서도 당당한 포부를 보여주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강소휘는 “배구를 잘 해서 돈을 많이 벌고 싶다. 그래서 시즌이 끝나고 FA가 되는 올해 두 배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웃어보였다. 라운드 MVP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챔프전 MVP 그리고 트리플 크라운 달성이 목표다. 하지만 더욱 근본적인 목표는 하나 더 있다.

강소휘는 “언젠가 정규시즌을 꼭 우승해 연경 언니로부터 제대로 한 번 칭찬받고 싶다. 그리고 언니랑 함께 도쿄올림픽에도 나가야 한다”고 눈을 빛냈다. 동료 러츠도 뜻을 아는 ‘돌아이’가 별명인 강소휘, 그 ‘미친개’의 근성은 올시즌 코트를 정면으로 노려보고 있다.

가평|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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