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라도 이사 보내고 싶다"던 조두순 피해자 가족들 결국 안산 떠난다

안승진 입력 2020. 9. 23. 17:07 수정 2020. 9. 24.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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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두순 피해자 가족들 위한 모금운동 움직임도
경찰 "조두순 집 주변에 CCTV 71대 추가 설치"
2017년 경북 청송교도소 보안과 폐쇄회로(CC)TV에 담긴 조두순의 모습. 뉴시스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조두순(68)의 피해자 가족이 결국 이사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두순이 오는 12월 만기 출소 후 피해자 가족이 거주하는 경기도 안산에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를 막을 대안이 나오지 않자 피해자 가족이 직접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기로 한 것이다.

경찰은 조씨 출소를 앞두고 안산 지역의 민심이 동요하자 여성과 아동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내놓았다.

◆“그와는 이웃이 될 수 없다” 이사 택한 피해자 가족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은 23일 당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기자간담회에서 “피해자 가족들은 조두순이 출소 이후 안산으로 돌아오려 한다는 사실 알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가해자가 이사를 가야지 피해자가 이사를 가야하냐고 주장을 했지만 막상 출소를 앞두고 나니 두려워 이사를 결심하셨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전날(22일) 피해자 가족을 만나 이같은 얘기를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가족들이 이사를 결심한 이상 국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해야 한다”며 “현행법을 찾아봤더니 범죄 피해자 보호법 7조에 보면 국가나 지자체는 범죄 피해자가 보호나 지원 필요성에 따라 주거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행규정이 돼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충분히 마음만 먹으면 범죄 피해자 주거에 대해 지원할 수 있다”며 “정부는 이 법에 따라 가족의 주거안정을 위해 적극적으로 지원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별위원회 김정재(오른쪽) 위원장이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1호 법안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해자 아버지 A씨는 지난 22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조두순을 안산에서 떠나게만 할 수 있다면 신용대출을 받아 (이사 비용으로) 2000만~3000만원을 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한 바 있다. 그는 “이사를 하자고 몇 번이나 말했지만 딸이 울면서 반대했다”며 장애가 있는 딸이 다른 학교에 가서 다시 친구를 사귀 것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하지만 조씨와 행여 마주칠까하는 두려움에 결국 이사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조씨가 거주할 집과 피해자 가족의 현재 집은 1㎞도 떨어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나 가혹”… 피해자 가족들 위한 모금운동 개시

이 같은 피해자 가족의 사연이 알려지며 이들의 이사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도 펼쳐지고 있다. 피해자 가족은 일부 언론을 통해 이사를 희망하지만 경제적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다. 조씨 범죄 피해자의 주치의였던 신의진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장(전 국회의원)은 이날 YTN ‘출발새아침’에서 “피해자 아버지의 인터뷰를 보고 큰일 났다 싶어 모금운동을 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당시 피해자를 도와 재판과정을 지켜봤는데 (조씨가) 피해자 가족들을 노려봤고 반성의 기미 없이 끝까지 본인이 옳다고 주장했다”며 조씨의 재범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사단법인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홈페이지 캡처
국민의힘 성폭력대책특위는 이날 살인 2회 이상, 성폭력 3회 이상을 범했거나 13세 미만 미성년자에게 성폭력을 저질러 중상해를 입힌 경우 법원이 보호수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조두순 보호수용법’을 발의했다. 하지만 해당 법이 제정돼도 조씨에게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

◆경찰 “조두순 예상 거주지 주변에 CCTV 71대 추가”

경찰은 조씨 출소를 앞두고 안산시민들이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함에 따라 이날 긴급 대책을 마련해 공개했다. 안산을 관할하는 경기남부경찰청은 조씨가 출소 이후 머무를 곳으로 예상되는 거주지를 중심으로 반경 1㎞ 지역을 ‘여성안심구역’으로 지정, 순찰 인력과 초소 등 방범 시설물을 집중 배치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 내 방범용 폐쇄회로(CC)TV도 늘리기로 해 23곳에 71대가 추가 설치된다.

또 지역 경찰과 기동순찰대 등 가용 가능한 경찰 인력을 최대한 동원해 수시로 순찰하는 특별방범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앞서 경찰은 이 지역을 담당하는 안산단원경찰서의 여성·청소년과 강력팀 5명을 특별대응팀으로 편성해 조씨를 밀착 감시하고 만약 조씨와 관련된 신고가 접수되면 112상황실과 지역 경찰, 형사 등을 동원해 총력 대응하는 대책도 내놓았다.

최해영 경기남부경찰청장은 이날 안산단원경찰서를 전격 방문했다. 최 청장은 “조두순의 출소를 앞두고 안산 시민들의 불안과 걱정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며 “조두순 출소 대비 및 여성·아동 안전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다양한 범죄예방 대책을 마련해 시민들의 불안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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