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시각장애인 안마 첫 무죄 판결.."위헌 소지"
<앵커>
우리나라에서는 시각장애인이 아닌 사람이 마사지나 안마 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불법입니다. 이 법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주장이 그동안 여러 차례 제기됐지만 그때마다 헌법재판소는 합헌 판단을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오늘(22일) 이런 헌재 결정에 반하는 첫 판결이 나왔습니다.
이현영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7년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을 주도록 한 현행 의료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 재판관 전원 일치로 합헌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 2008년과 2010년, 2013년에 이은 네 번째 합헌 결정이었습니다.
헌재는 "안마업은 시각장애인이 정상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직업"이라며 "시각장애인 생존권 보장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이런 헌재 결정에 반하는 법원 판결이 나왔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최창석 부장판사는 무자격으로 안마업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최 부장판사는 "최근 안마, 마사지 시장 수요가 폭증해 관련 종사자는 최소 10만 명 이상으로 추산되지만 자격 안마사는 1만 명도 안 된다"며 현행 의료법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현행 의료법이 "시각 이외의 장애인이나 비장애인의 직업선택권과 평등권 본질을 침해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다양한 안마를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일반 국민의 행복 추구권도 침해당하는 상황이 됐다"고도 했습니다.
현행 의료법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지적한 겁니다.
시각장애인들로 구성된 대한안마사협회 등이 헌재 판결이 있을 때마다 집단 시위를 벌여온 점 등을 감안하면 이번 무죄 판결 파장이 만만치 않을 걸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이승희)
이현영 기자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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